흘러가는 말 담아두는 글
건순이 유치원 등원 버스 타러 가는 길.
“아침공기가 부쩍 더 매섭다. 건순이 장갑낄래? "
“응!”
“이따 엄마가 4시 반에 데리러 갈게. "
“응! 응! "
“건순아, 엄마는 건순이가 응! 응! 하는 게 귀엽고 소중해. "
“하핫, 응!”
Pronunciation
“어” 아니고
"응" 이다.
“응”이라고 정확하게 힘주어 말하던 건순이의 모습은 금세 흘러가고 없다. 한글을 막 알아가던 건순이는 그동안 말로 나누던 “어”가 책세상에서 “응”이라는 걸 읽어내고는 신나 했다. 명랑하게 “응!” , 쾌활하게 “응! 응!” 거리던 건순이의 대답은 애미 귀에 비타민 같았지.
산자나무 / 비타민나무 (Sea buckthorn)
산자나무라는 멀쩡한 명칭이 있지만 아무래도 건강식품스럽게 불러야 비싸게 잘 팔리기에(...) 비타민나무라는 이름으로 자주 불린다.
비타민 C의 경우 재배지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인데 적게는 200mg에서 많게는 2000mg이라는 웬만한 인공 비타민제를 아득히 초월하는 변태적인 함량을 자랑한다.
-출처 <나무위키>
비타민 나무로 잘 알려진 산자나무 그림이 떠올라 꺼내보았다. 나무위키 설명은 상상을 초월하네. 비타민 풍부한 거 알겠다, 알겠어.
건순이의 “응”은 흐르는 물처럼 그리 오래가지 않는 대답이었다. “응! 응!” 하던 7살 비타민요정은 커가면서 또 다르게 상큼하겠지.
말은 흐르고
글로 담으니
향기가 남는다.
유치원 졸업을 앞둔 건순이는 유딩생활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종이접기를 즐기는 건순이가 손님인 홍디 애미를 위한 가게를 열어주었다.
“홍디! 홍디 고객님! "
“어머, 이거 엄마 맞춤 상품이야?”
“응! 엄마는 홍디니까요. "
“우아, 우리 건순이 최고야. "
“엄마, 그거 알아요? 난 나중에 건디가 될 거예요. 호홍”
+덧마디.
오늘의 그림 선물은 비타민 나무입니다. 여러분도 흘러가는 하루들 속에서 마음의 비타민 하나씩 찾아보세요호홍홍.
붓으로 물들홍 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