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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가 데이지 Aug 12. 2024

나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요

싱가포르에서 만난 슬이


영어문구가 적힌 좌석 뒤로 버스 카드가 찍히며 중국어가 흘러나온다. 

인도 사람 같기도 한 중국계 운전사는 버스 문을 닫는다.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다인종, 다민족 국가로 널리 알려진 싱가포르에 왔다.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로 넘어왔다. 사진은 싱가포르에 도착해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슬이와 나는 대학 친구이다.

길을 나서니 비가 오다 말다 반복하며 재롱부린다. 

문득 싱가포르에서 교환학생을 하는 친구 윤슬이(이하 슬이)가 떠올랐다. 

반가움에 연락하니, 더 큰 반가움으로 답변이 온다. 

빨간색 블라우스를 입고 나타난 슬이는 싱가포르 난양공대(NTU)에서 교환학생 중이다.

비를 뚫고 온 우산이 옷에 묻어도 상관하지 않듯이 우리는 반갑게 포옹했다. 


행정학을 전공하는 슬이는 

정부의 힘이 강력한 싱가포르의 정책을 공부하고자 싱가포르에 왔다.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와 분리된 직후 위임된 총리와 관련해 

미디어가 다루는 방식 과제를 준비하고 있다. 

자유로운 출석 제도와 수업 분위기에 

한국 교정과 사뭇 다른 생활을 보내지만, 

대체적으로 싱가포르 친구들도 한국 학생들과 비슷한 청춘을 보내고 있다고 하지만, 

새로운 환경은 슬이의 세계를 넓혀주고 있었다. 



윤슬이 와 데이지 싱가포르에서의 대학생활과 세계여행이라는 새로운 경험 앞에서 두 학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너의 삶을 들려줘!’라는 나의 노골적인 물음에 

그는 놀라면서도 쑥스럽게 웃음을 보인다. 

웃음이 사그라질 즈음 말문을 열었다. 


가족과 함께한 어린 시절



경기도 수원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슬이는 부모님의 사업이 확장되면서 

초등학교 1학년 때 제주도로 이사를 갔다. 

사업이 확장되기 이전에는 부모님과의 추억이 많았기에 

수원에서의 시간은 그에게 오래도록 남아있다. 


1학기는 싱가포르에서, 

2학기는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을 예정 중인 슬이는 경험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는 본인 가치관을 형성한 성장 배경의 대부분은 

부모님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어릴 적부터 새로운 도전을 앞두어도 

자연스럽게 도전하도록 도운 부모님은 오늘날의 슬이를 만들었다. 

어릴 적 좋은 추억은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시기가 와도 

가족의 친밀성을 연결해 주었다. 


사진: Unsplash의 Redd F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아픔이 존재하듯이, 

사랑스러운 아이에게도 힘든 순간이 있었다. 

한국수험생이 되어 보낸 시간이다. 


공부와 입시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는 

슬이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입시를 하며 마주한 자신과의 대화가 힘들었던 것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부모님의 응원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그에게 답답함을 안겼다. 

본인에게 명확한 지도가 없던 그는 

자신의 지도를 만들어 가는데 힘든 밤을 보내왔다.


무슨 색의 사탕을 좋아하는지 고민도 없이, 

사탕을 얻기 위한 투쟁만 해온 이들에게 

갑자기 여러 색의 사탕 중 하나를 고르라면, 방황하기 마련이다. 

힘든 입시생활을 보내며, 대학 생활을 하며 

조금씩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슬이는 

오늘날 학생들의 삶을 보여준다. 

정해진 방향은 없지만, 자신의 마음을 따라 조금씩 움직이면서 본인만의 방향을 만들어 간다. 

인생의 새로운 서막을 그려가는 슬이에게는 지금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 삶의 이유는 다양함이야.
지금 교환학생을 온 것도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지. 
내 성장과 삶의 기반은 결국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기에
 앞으로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



슬이는 덧붙여 말한다. 


"나아가 다른 이들도  현실적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그들에게 기반이 되는 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일을 생각 중이야."


경험을 갈구하는 젊은이의 포효를 보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한다. 

그는 자신의 성장에서 나아가 이를 나누는 것도 꿈꾸고 있다. 

현실에 구애받지 않고 시도해 얻은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자신과 같이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기반이 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서로의 꿈을 나누며 대화는 끊이지 않을 듯했다. 

어느새 학교 생활로 넘어간 주제는 평생 대학생이고 싶다는 바람으로, 

그러나 끝이 있기에 소중하다는 말로 마무리되었다. 

가족의 품을 떠난 새는 자신의 둥지를 만들기까지 끝없이 방황한다. 

고통은 자신이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간다는 데에서 성장이라 다시 쓰인다.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는 불안감을 

방향을 만들어가는 설렘으로 바꾼 슬이의 여정을 앞으로도 응원한다. 







#. Epilogue 슬이가 함께 나눈 우주의 일부



색다른 곳에 머물며 책을 펼친다는 건,

내가 하는 여행과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그런 슬이를 보니 교환학생을 향한 마음이 들면서도

동시에 여행을 선택한 이 순간이 좋다.


슬이와 나는

싱가포르에서 공부하는 교환학생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는 여행자로 

오로지 지금만이 나눌 수 있는 우주를 공유했다. 



*필자는 보라색, 상대는 초록으로 표시한다.


원래 졸업도 바로 하고 싶었는데, 싱가포르에 오고 생각이 바뀌었어. 

한국에서는 인간관계가 작았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나이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굳이 바로 졸업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인간관계 관련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었어, 

 나는 성격이 많은 사람보다 소수의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야.

초반에는 내  단점이라고 여겼는데 그냥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어. 


나도 공감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게 나는 그렇게 행복하더라.

그들을 통해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어떤 형태일까? 나는 어떤 삶을 추구하고 싶은 걸까?를 고민하곤 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저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자세 같아.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는 순간, 이전에 문제처럼 보인 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란 걸 깨닫게 되지.


우리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를 바라셨어.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를 모르니까 오히려 나는 어떤 명확한 지침이 있기를 바랐었지.

차라리 누군가 방향을 정해주면, 선택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야.

그 당시에는 그게 내게 힘든 점으로 다가왔어. 

부모님께 '왜 자꾸 선택지를 주는 거야?'라고  투정 부리기도 했지.

그렇게 한다고 딱히 뭔가 달라지지는 않더라고.


나는 그게 좋은 것 같아


나도 좋다고 생각해. 

요새는 나의 결정에 따른 조언을 구하지, 결정을 요구하지는 않아. 


조금씩 어른이 되고 있구나.


일부러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오히려 잊어버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예도 있더라.

문제를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우울해지기만 하고 좋은 게 없는 거 같아.

그래서 그냥 웬만하면 잊고 지내려고 노력해

실제로 그렇게 잊고 지내다 보면 한 90%의 경우에는 해결이 되더라.







너의 인생 방향을 어떻게 잡았어?


'이런 방향으로 가야지'라고 정해서 가지 않았어.

눈앞에 있는 조그만 것을 바라보며 마음 따라 움직이다 보니 큰 방향이 생긴 거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해.


이를 위해 계속 향유하고 스스로 좋아하는 걸 찾아가는 것도 못 하겠지. 좋아하는 걸 알아도 변명 뒤로 숨는 사람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슬이 네가 담가온 여러 관심사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한 거야.


말한 것처럼, 실제로 관심사를 조금씩 따라가다 보면, 커다란 발자취가 생기는 거 같아.






어떤 일을 하고 싶어?


내가 고등학교 때까지 항상 관심을 가졌던 게 '여성' 전체에 관한 연구야.

한창 관심을 가졌을 때 한국에서 강남역 살인사건 일어났을 때였지.

관련 책도 많이 읽었어.

그러다, 지난번에 농업 포럼을 다녀오면서 농업 쪽에 관심을 두게 되었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재미있다고 느꼈어.


분야는 여성과 농업 쪽이되, 세계를 무대로 나아가고 싶은 거네. 

그것이 합쳐져 국제 관련 기구를 꿈꾸고 있는 거구나.


한국에서만 하기에는 풀이 넓은 편이 아니고, 유망한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야.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들도 이해는 되지.

그러나 내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는 아직 모르겠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적 상황이 진짜 혼자의 이익을 추구했을 때 

오랫동안 지속이 가능한 사회인지를 잘 모르겠거든.


환경 측면으로나 다른 시각으로나 보았을 때, 

나만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해서 이게 100년이라도 지속이 될까? 싶더라.

공익을 추구하는 게 사익을 추구하는 것과 결국 같은 방향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

특권을 가진 계층과 가지지 않은 계층 간의 간격을 좁히고 싶다는 생각 했어.

농업도 결국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차이를 줄이는 것과 관련되었잖아.

관련 것들로 사회를 평등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 했지.


슬이와 함께 갔던 찻 집에서

나도 평등이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고 생각해.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지금 네가 걷는 그 길이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로 인해 갑자기 바뀌는 건 아니지. 


국제사회는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데, 한 분야의 힘으로 돌아가지 않잖아. 


구조적인 힘의 논리로 돌아가기도 하지. 

일부 NGO는 사익을 추구하면서 많은 이의 지지를 받기도 하지. 


그럼에도 일단,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  

우리가 지금 나아가는 방향이 옳은 방향이라 생각하고, 

우리 사회가 존속하기 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금 당장 실패하더라도 훗날 돌아봤을 때 남아있으니까. 

엄청난 물질적 결과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잖아. 


내가 미디어학부 전공을 선택한 이유가 미디어가 가진 영향력 때문이었어.

작은 움직임이더라도 큰 변화를 만들고,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욕구에서 비롯되었지.

그런 의미에서 슬이 너의 말이 인상적이다.


많은 이에게 영향력을 주기보다, 그저 너 자리에서 네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싶다는 말.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

종종 세상은 불공평하다고도 생각해.

제도적 변화를 고민하다 보면 당연히 소수로 바꿀 수 없는 허무감을 느낄 것도 같아.


그러나, 모르겠어.

내가 아직 실제 현장에 있던 게 아니라, 얼마나 큰 허무감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그런 순간에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내가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거지

나는 항상 '내가 무언가'라가 보다,

어떤 제도나 정책이 사람들을 제어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었거든.

영향력이 낮더라도 오랫동안 전체적으로 밑바탕을 이루는 시스템에 관심을 갖는 거 같아.



네가 꿈꾸는 미래로 바뀔 수 있을까?


내가 살아있을 때 실현될지는  잘 모르겠어.

그래서 우리는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아가는 거야



슬이 너에게, 그 믿음을 잃지 않게 하는 힘은 뭐야?


살다 보면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되게 많이 만나게 되잖아.

아무리 사회의 다수가 나랑 뭐가 다르다고 해도 소수의 사람도 있으니.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를 보면서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고 종종 느껴. 

그 생각에 더 노력하게 되지.


해리포터에서 이런 말이 있어.


"우리의 삶은 능력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내가 줄곧 믿어온 말이었는데, 살다 보면 세상에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일,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일로 삶이 바뀌어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야.


선택의 기회나 선택지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

그렇기에 나는 모두에게 기회를 동등하게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거야.

말할 권리와 권리의 간격을 좁히는 거지.

나아가 사람들이 돈과 같은 현실적 걱정 없이

새로운 시도하게 만드는 기반, 제도를 만들고 싶어.





 

삶의 기준이 뭐야?


타인에게든 나 자신에게든 부끄럽지 않고 싶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 

싫은 것을 억지로 한 것 같이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내가 행복하지 않아도 부끄럽지 않다고 여길 수 있다고 생각해. 

나 스스로가 타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을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어. 



지금 네게 가장 중요한 게 뭐야?


많은 경험이 중요해. 

아직 나는 성공을 찾고 싶지 않아.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탐구하고 

탐구를 통해 최대한 많이 얻고 싶어. 


나도 공감해. 

그런데, 경험에도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으니 경험 중에서도 선택을 해야 되더라고. 

나는 어떤 종류의 경험을 좋아하는가를 고민하게 되지. 

나는 '그 시간을 보내고 나서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경험을 좋아해. 

그래서 자꾸 성장이 느껴지는 극한 경험을 추구하나 봐. (웃음)


나도 그런 경험을 중요하게 여겨. 

다른 점은, 경험을 통해 내가 성장하지 않더라도, 

지금껏 해보지 않은 경험이라면 크게 가치를 두지.



맞아.

내게 좋은 경험이 아니었더라도, 

새로운 경험이란 자체가 우릴 성장시켜 주니까. 

좋은 경험이 아닌 것도, 우리에게 좋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주잖아. 




사진: Unsplash의 Ben Duchac


우리는 지금 완전히 삶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잖아. 


우리가 평생 대학생이었으면 좋겠다.


근데 또 끝이 있으니까 소중한 거겠지.






슬이와의 대화는 한국에서의 삶을 몽글몽글 피어오르게 한다.

인턴을 어디에 지원할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하는 그의 모습은

불과 몇 달 전 내 모습과 중첩된다.


미묘하다.


아직 한 달 채 되지 않게 세계여행을 하는 중이지만,

짧다면 짧은 시간에서 만난 다양한 종류의 삶은

그동안 살아온 삶의 틀 밖으로 나를 꺼냈다.


아무런 의심 없이 줄곧

옳다고 믿었던 사실이

어쩌면,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처음 생각한 순간.


줄곧 지내온 삶의 방식이

마냥 옳은 게 아니며

어쩌면, 내가 모르는 다른 삶의 방식도 있다고 깨달은 순간.


틀 밖에서 바라본 틀 안의 삶.

지난날의 내 삶을 객관적으로 마주한 순간.


나는 생각한다.


우물 안에 있던 개구리가,

처음 우물 밖으로 나왔을 때

내뱉은 첫 한마디는 무엇일까.


어쩌면 그 한마디는,


"이곳도 결국 우물 안이잖아."


싱가포르를 떠나 말레이시아로 항하며



우린 각자가 밟아 온 틀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틀 밖에 있다고 생각하는 공간 역시도 기존에 있지 않던 틀 속에 있을 뿐이다.


우린 끊임없이, 틀 안에 살며 틀을 확장해 나가는 것뿐이다.


그렇게 우물 안 개구리는 

또 다른 우물을 향해 길을 나선다. 












데이지 (신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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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데이지]는 21살 신예진(데이지)이 

대학교 휴학 뒤, 1년 간 전 세계 45개국을 여행하며 만난 이에게 '삶의 이유'를 묻는 여행기입니다. 


브런치 외에 인스타그램블로그와 오마이뉴스를 통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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