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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최고가 되고 싶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난 무함마드

by 여행가 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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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네게 뭘 알려줬는데?


여행은 내게 알려줬어.

멈추어 하늘을 보며 노래 듣는 법,

여행은 내게 참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순간을 즐기는 법,

지금 내가 마시는 공기에 감사해하는 법,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계획도 받아들이는 법을.



그리고 새로운 꿈을 주었어.


꿈을 향한 과정에서 새로운 꿈이 생기는 건

환상적인 일이야.







"데이지! 이스탄불에는 나의 친구가 있어.

만나보지 않을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만난 나흘라는

이스탄불에 왔다는 나의 소식을 보고 연락한다.



나흘라와 함께한 이야기 다시 보기 ▶ 너의 목소리를 따라가


"나는 에르도안*을 응원해."


*에드로 안은 2003년-2014년 튀르키예의 국무총리이자, 2014년부터 현재(2024)까지의 대통령이다.





자흐라의 친구는 본인을 무함마드라고 소개하며

만나자마자 나에게 정치 이야기를 꺼낸다.



튀르키예 대통령 에르도안은 집권 초기,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으나,

언론 통제와 인권 문제 등 권위주의 성향의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2016년에는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


그런 이유로 튀르키예 젊은이들은 대게 에르도안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지금껏 만난 튀르키예 사람과 달리

무함마드는 만나자마자 에르도안*의 지지를 말한다.



20230824_184219.jpg?type=w966 나흘라가 소개해준 무함마드




'내가 아는 튀르키예 사람과는 다르다

보수적인 사람인가?'




그를 향한 물음은 이내

그의 대답으로 해결된다.



"나는 이집트에서 왔어."







*에르도안은 무슬림 배경의 정치인이다.

그는 튀르키예 이슬람주의 정당을 창립하여 이슬람적 가치와 현대적 발전을 결합한 정치적 노선을 추구해 왔다. 나는 그가 이집트인이기에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received_257507303778784.jpeg?type=w966 튀르키예에서 유명한 케밥 중 하나, 이스켄데르 케밥



우린 이스켄데르 케밥을 먹으며 이집트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 달간 튀르키예를 여행하며

어느새 잊혀갔던 이집트 순간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사기, 성추행 등을 비롯해

이집트인에게 호되게 당한 나는

알게 모르게 이집트인에게 가진 반감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내 무함마드와의 대화는 노력을 필요 없게 만든다.

그에게서 느낀 이집트인에 대한 좋은 인상은

반감을 시나브로 가진 나에게 반성하도록 깨달음을 준다.

그는 자신의 삶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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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스탄불 거리를 걷는다.


튀르키예에서 업무를 보는 그는

디지털 마케터로 일하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디지털 마케터 강연을 하는 강연자이다.


그는 이슬람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무슬림을 위한 쇼핑몰을 창업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부자 동네에 지내던 그는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 살아오는 비즈니스 맨이다.



"일을 몰아서 한 번에 쭉 해.

그 뒤에는 아예 폰을 끄고 12시간 넘게 자곤 하지."


"그렇게 일을 할 수 있는 힘은 뭐야?"


"글쎄, 10년 넘게 이 일을 해왔기에 가능한 거 같아."



"무함마드, 꿈이 뭐야?"



"지금 내가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비즈니스를 더 확장시키고 싶지."



"왜 최고가 되고 싶어?"



"이제껏 쭉 최고여았으니까니까."



왕이 되려는 자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듯,

최고의 자리에 있기 위해서 무게를 견뎌야 한다.


그가 노력하는 수없는 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무함마드.

그런 그의 태도를 본받고 싶다.



우린 함께 밤거리를 걸으며 이스탄불의 밤을 채운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스탄불의 마지막 밤이 색칠된다.

그와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그에게 삶의 이유를 묻는다.




나는 여행을 사랑해.
새로운 사람과 문화를 알아가는 게 좋아.

지금 나는 디지털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 인터넷을 설치하고 있지.
디지털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고 알아가는 것도 좋아.




비즈니스맨이자, 강연자이자, 여행가인 그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바쁘게 살아오면서도

한편으로 시간을 쪼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교류하는구나.


삶의 경로가 완전히 달라도,

살아온 배경이 완전히 달라도,

여행이라는 길 위에서 우연을 가장해 인연이 되는 이 순간.


이 여행이 참 좋다.



그렇게, 무함마드와의 저녁을 끝으로

나는 유럽 대륙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데이지 (신예진)

enjoydaisypat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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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데이지]는 21살 신예진(데이지)이

대학교 휴학 뒤, 1년 간 전 세계 45개국을 여행하며 만난 이에게 '삶의 이유'를 묻는 여행기입니다.


브런치 외에 인스타그램, 블로그오마이뉴스를 통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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