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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구나 Jul 18. 2024

인생 제 2막

내 주위의 사람들 이야기


제 주위에 결혼을 안한 남녀가 많습니다.

결혼은 선택이기에 강요할 수 없고

각자 사는 방식이 있어서 '왜 결혼을 안 하냐고?' 다그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20대에는 이 세상이 '사랑이 전부다'라고 생각하고 조건을 따지지도 않고 '사랑' 위주로 보고 결혼을 합니다.

그러다 30대가 되면 크레셴도로 조건을 따지게 됩니다. 야속한 시간을 탓하는 것인지 사랑과 더불어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들이 늘어나기만 합니다.​


​직장

자가보유 여부

차량 보유 여부

나이

외모/키

성격

흡연/음주 여부

부모님 직업

형제 관계

백화점 화장실 청소 '체크리스트'처럼 다양한 항목들에 대해서 Pass/Fail을 논하면서 내 사람을 찾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체크리스트는 더 늘어나고 내가 찾는 사람은 만나기가 어려워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하나뿐인 것 같습니다...

모든 체크리스트를 날려버릴 수 있는 것은...

'사랑'아닐까요?

상처받고 식어버린 가슴을 다시 따듯하게 대필 수 있는 방법은 '사랑'뿐이겠지요.


사랑 이야기를 하려고 쓴 글은 아니어서 이만 생략하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 '인생 2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도 두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의 깊이는 여태껏 살면서 겪어본 적 없는 '격동'입니다.

아마 그 시작은 '2세의 첫 울음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때, 우리의 인생은 새로운 막이 시작됩니다.

출생으로 시작한 우리의 인생 1막이 또 다른 출생을 통해 새로운 인생 2막으로 우리를 이끄는 것이지요...


친구

학창 시절

대입

첫사랑

군대

취업

결혼

1막은 마치 끝도 없는 오르막길을 숨 가쁘게 달려온 것만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뒤처지지 않으려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가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생명과 함께 시작된 2 막은 1막과 비교하면 좀 다릅니다.

1막에서는 주인공인 내가 혼자서 빨리 오르막길을 오르기만 하면 되었는데,

2막에서 주인공이 '내'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내 손을 잡고 있는 한 사람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작은 아이들

항상 있을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 내 뒤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엄마, 아빠...


2막에서는 내가 아닌 '너'로 인해 더 행복하고

내가 아니 '너'로 인해 더 슬픕니다.

'타인의 존재'로 '나라는 존재'를 새롭게 알게 됩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 나고 내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 같았는데...

이제 보니 인생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더 행복하고 더 슬프지만

인생이 2막으로 들어온 것이 후회된 적은 없습니다.

그게 시간과 인생의 순리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최고급 호텔 수영장에서 모히토를 마시며 '자유와 행복'을 느끼고 동남아 풀빌라에서 '사랑'을 하는 때도 있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지만...

더 깊이 있고 울림 있는 감정과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인생 2 막을 꼭 경험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더 사랑하고 더 아파하고

또 이제서야 모든 게 이해되고 용서되고 더 미안하면서도 한없이 고맙고 그리운 마음...

여러분의 인생 2 막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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