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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라구나
Jul 25. 2024
직장인 가스라이팅
꼭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야할까?
블로그나 브런치에서는 제가 뭣 좀 아는척하면서 썰도 풀고 글도 쓰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영락없는 미생 직장인입니다.
맨날 상사한테 혼나고 욕먹고살고 있습니다.
제가 독서를 좋아하다 보니 이런저런 책을 보면 직장생활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인생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는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세요!'
'직장은 나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 곳입니다!'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해야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만큼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라는 조언입니다.
어쩔 수 없이 있어야 하는데 계속 부정적인 생각만 하면 나만 괴롭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 이런 이야기들도 하시죠.
'어차피 회사는 나와 계약관계. 뽑아먹을 만큼 뽑아먹고 받는 만큼 일하고 회사 밖의 삶을 항상 준비해라!'
'회사는 내 인생을 책임지지 않는다!'
'회사 월급에 욕먹는 값도 포함이다'
직장과 내가 돈으로 맺어진 계약관계인만큼 특별한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적당히 다니고 제2의 인생을 계속 준비하라는 조언이지요.
저도 따지고 보면 후자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주니어 때나 과장 초입 때는 좀 열심히 했는데...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죠.
그러면 또 누군가는 이런 소리를 하겠지요?
"더 해봤어? 해봤냐고?"
유튜브 쇼츠에 가끔 드라마 '영웅시대' 쇼츠가 나오는데 그때 그 시절에는 그런 기회가 지금보다는 더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은... 글쎄요...
모든 걸 걸고 회사에 올인하기에는 좋지 않은 사례들을 너무 자주 목격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온갖 무시와 욕을 먹고 오면 퇴근하면 체력이나 멘탈이 하나도 남아나지 않습니다.
행복해야 하는 집에서도 아이들과 놀아줄 힘도 책 읽어줄 힘도 없고 그저 가만히 멍하니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지요...
'이러려고 사는 게 맞나?'
피곤한 저녁을 보내고 아이들이랑도 잘 놀아주지 못해서 우울한 마음으로 있는데...
벌써 아침이 되었습니다.
딸 들은 저와 같이 한 방에서 자고 있고요...
가만히 딸들이 자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보기만 해도 행복하고 사랑스럽니다.
조용히 샤워를 하고 나와서 맨날 입는 무신사 카라티를 입는데 오늘따라 너무 옷도 후져 보이고 안 예뻐 보입니다.
둘째 딸에게 물어봤습니다.
라구나 : "아빠 어때?"
둘째 : "아빠! 멋져!"
첫째 딸에게 물어봅니다.
라구나 : "아빠 어때?"
첫째 : "아빠! 멋져!"
(차마 아내에게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몇 년을 입었는지 모르겠는 후줄근한 카라티를 입은 제 모습을 보고도... 멋지다고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회사생활 재미도 없고 월급 받으려고 다니면서도 버틸 수 있는 것은 두 딸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아빠 멋져!
아빠 최고!
이 말만 들어도 조금은 힘이 납니다.
회사에서 욕먹고 혼나도...
제 소중한 사람들만 더 생각하려고 하고 본질은 회사 밖에 있다고 꾸준하게 자기세뇌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맞고 옳다'라고 생각이 아직까지는 들지 않습니다.
나중에도 바뀌진 않을 것 같고요.
고맙긴 합니다만, 굳이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로 최고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적당히 하는 게 꼭 나쁜 것일까요?
제 삶을 지탱해 주는 너무 소중하고 중요한 직장이지만 그렇다고 최선을 다해서 최고로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즐겁지 않은데 즐겁다고 하고 싶지도 않고요
사회에서나 책에서 글에서 가스라이팅 해도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치 직장생활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내 삶이 무너지는 것처럼 프레임 씌우고 싶지 않습니다.
나에게 따듯한 말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싶습니다.
'직장'과 '돈'을 수단으로 삼아서 더 가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도전해 보겠습니다.
아마 저에게는 글을 쓰는 일이 되겠지요?
여러분은 무슨 도전을 하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직장 밖의 삶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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