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파트 커뮤니티 피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하면서 뉴스를 보던 중, 나름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습니다.
바로 아래 내용입니다.
동아리에 자차 8대 이상 보유 고급 호텔/리조트 VIP 다수 보유
전형적인 사기꾼들 수법인 '나 이런 것도 가지고 있는 부자야, 너도 부자 될 수 있어' 작전입니다.
그리고 아마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요?
"XX야, 너 서울대 나와도 평범한 직장인 하면 서울에 집 한 채라도 살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똑똑하니까 이런 기회가 온 거야. 너 경제적 자유 원하지 않아? 너 부자 되려고 서울대 온 거잖아.
돈은 단기간에 순식간에 벌어야 부자가 되는 거야. 네가 똑똑하니까 특별히 너한테만 기회를 주는 거야... 우리 현명하게 돈 벌자, 알았지?"
전 전적으로 어른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경제적 자유' '디지털 노마드'를 쉽게 쉽게 이야기하고 다닙니다.
'돈 버는 것이 쉽다'라고 이야기하고 다니는 사람이 부자가 아닌데 그런 소리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충분한 검증 없이 환호하고 열광합니다.
SNS 상에서 '경제적 자유' '디지털 노마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물론, 그 와중에 '진짜'라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문제는 가짜들이 자꾸 이상한 문화를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전파시켜서 누구나 그렇게 해도 된다는 식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무엇을 소유했느냐?'로 검증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돈이 얼마나 있고, 어떤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지, 주식투자를 얼마나 하는지로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최소 '어떤 경험을 했느냐?'로는 이야기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딱 봐도 뭐 아무 경험도 업적도 없는데 '입'만 살아서 떠들어 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지요.
전 그런 식으로 '경제적 자유'를 떠들어 대는 사람들 때문에 사회가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풍토 때문에 대학생도, 아이들도 그렇게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돈을 쉽게 버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1. 일회성
2. 극단적인 운
일회성이고 극단적인 운이 작용한 것입니다.
그게 아니고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 모두 '사기'입니다.
저희 세대는 어렸을 때 일탈 해봤자 부모님 몰래 술 먹어보거나 담배를 피는 것이었는데... 세상이 좀 무섭게 변해갑니다. '마약'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렇게 대중적인 사회로 변할 수 있었는지? 사회안전망 어디에 구멍이 뚫린 것인지 심히 걱정되고 염려됩니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고 그렇게 자라온 아이들도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면서 쉬운 유혹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요? 부모님들이 잘 교육을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1등을 하라거나 대학 가면 다 보상받으니까 지금은 참고 공부만 하라고 하다가는 큰일 날 수도 있겠습니다.
내 새끼는 괜찮겠지, 내 딸은 똑똑하니까라고만 맘 놓고 계시지 마시고 주기적으로 '돈'에 대한 건강한 이야기와 과정의 소중함을 이야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우리 아이들이 이럴까요?
"아빠 꼰대 같은 소리 좀 그만해"
"엄마, 요즘에 누가 그렇게 돈 벌어. 엄마 경제적 자유 몰라? 내가 자주 가는 블로거가 얼마나 쉽게 돈 벌 수 있다고 하는데~"
"아빠, 제가 자고 있는데도 돈을 벌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라는게 있어요.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돈 법니다."
이런 아들딸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하지 않을까요?
"딸아... 아빠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안 해서 재수를 했어. 아빠는 재수를 하면서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대학을 갔지. 아빠는 학생 때 시간을 허비하면서 보냈고 결국 허비한 시간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그 시간보다 더 고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도서관에서 재수 후에는 4년 동안 대학을 다니면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재수 때부터 보던 책을 꾸준히 봤어. 군대라는 시간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학군장교에 지원을 했고 남들 쉬는 방학 때 군사훈련을 갔지.
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 첫 군사훈련을 받으면서도 아빠는 전과를 하기 위해서 훈련소 생활관에서 쉴 때마다 전과시험 공부를 했고 훈련이 끝나고 전과 시험에 합격해서 3학년 때 공대로 전과를 할 수 있었어.
전과를 하고는 공학 인증을 위해서 학점이 부족해서 2 달 방학에 1달은 군사훈련을 가고 1달은 계절학기를 들어서 학점을 채웠지...
군대를 가서도 책은 꾸준히 봤어. 취업 준비도 열심히 했지. 독신자 숙소에서 영어 공부하면서 토익/오픽 점수를 확보했고 전역을 두 달 남기고 우리나라 최고 그룹 계열사에 합격했어.
전역과 동시에 그룹 입문교육을 갔고 지방 기숙사에 살면서 돈을 알뜰하게 모을 수가 있었지.
회사에서도 열심히 하니까 운도 좋게 서울로 전배를 왔고, 군대에서 번 seed money와 회사에서 번 돈을 합쳐서 서울 외곽의 재개발 입주권을 살 수 있었어.
물론 아빠가 좀 더 일찍 서울로 전배를 왔다면 더 빨리 부동산 시장에 들어왔을 수 있겠지만,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말자고.
아빠는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는데...
사실 너무 힘들었어. 돈이라는 것이 그냥 쉽게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알았지...
그런데도 어쩌겠니?
아빠에게는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있는데..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집은...
아빠가 이렇게 살아오면서 만들어 낸 결과물 중 하나야.
어떤 사람들은 부모님께 돈을 받아서 쉽게 이런 집을 사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쉽게 돈을 벌어서 이런 집을 사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빠처럼 이렇게 노력하면서 인생을 조금씩 발전시키면서 살고 있어.
그 속도가 느린 거북이 같아도 꾸준히만 하면 날쌘 토끼도 이길 수 있단다...
조금씩 우상향하는 길을 가는게 잘 가고 있는 길이라고 믿어.
아빠는 우리 딸이 고생을 좀 해봤으면 좋겠어.
아빠한테 쉽게 돈 번 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생고생하고 후회되는 선택과 결과를 여러 번 맛보면서 고생해서 돈을 벌어봤으면 좋겠어.
아빠가 그런 우리 딸이게 할 수 있는건 계속해서 응원하는 것뿐이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뿐이지..."
대학생 마약 동아리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Feel 받아서 딸들에게 편지까지 써버렸네요...^^;
어떻게 하면 바른 생각, 바른 마음으로 제대로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것도 돈 버는 생각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