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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구나 Aug 29. 2024

위스키의 유혹

현명하게 소비를 줄이는 방법

결혼 전 솔로 시절 이야기입니다.
나름 대기업 다니면서 돈도 좀 벌고 인생에서 잘나간다고 생각하는 시즌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취업을 하면 보통 27살 정도 될 테고 1~2년은 회사에서 어리바리하면서 적응 기간도 필요합니다.
그럼 얼추 남자 나이가 30 전후로 인생에서 가장 잘나가는 시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때부터 결혼하기 전까지가 남자 인생에서 주가가 가장 높은 시즌이라고 봅니다.

저도 이 시즌에 알뜰살뜰 돈을 모으긴 했지만 그래도 각종 보너스로 넉넉하게 돈을 벌다 보니 씀씀이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싼 브랜드 옷도 사고 해외여행도 자주 다녔습니다.
해외여행 플러스로 회사에서 해외출장을 연에 최소 2번 정도는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면세점 이용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눈에 반짝반짝 빛나던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위스키'입니다.

제가 왜 '위스키'에 애정이 있었는지는 아래 글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kraguna/24


각설하고 한때 위스키에 정신이 팔려서 면세점에서 다른 사람이 안 사면 그 사람 몫까지 챙겨서 위스키를 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디 여행을 가도 리쿼샵에 방문해서 위스키 올드 바틀을 구경하고 살만한 것이 없는지 구경하는 재미도 아주 쏠쏠했습니다.

회사를 이직하고 출장 갈 일도 없어지고 코로나와 아가들이 생기면서 최근에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제주도로 휴가를 다녀오면서 제주도 면세점에서 주류코너를 보고 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 왔으니 그래도 한 병은 사 가야지...'
'지금 안 사면 분명 후회할 텐데?'
'이거 얼마나 한다고 그래?'

제 마음속에서 소비 악마들이 저를 유혹하기 시작했습니다.
결론은 어땠을까요?
아주 힘들었지만 결구 한 병도 사지 않고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하였습니다.
제가 위스키를 사려고 고민하다가 사지 않을 수 있었던 제 생각 회로를 공유드려보고자 합니다.
이거 좀 나름 꿀팁입니다.
세 가지가 있는데 일단 첫 번째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 가성비 좋은 대체제를 생각한다.

제주도 위스키 특산물이라고 불리는 '아벨라워'와 '로얄브라클라'라는 위스키가 있습니다. 둘 다 십만 원 초반대에 살 수 있는 엔트리급 위스키인데 가격 대비 괜찮은 위스키입니다.
두 병을 사는데 20만 원 정도 드는 것입니다...
저는 이 위스키 두병을 사는 것과 다른 술을 하나 생각했습니다.
바로, '장수막걸리 흰뚜껑'입니다.


장수막걸리는 초록 뚜껑과 흰 뚜껑 두 종류가 있습니다. 초록 뚜껑은 수입산 쌀을 사용하고 흰 뚜껑은 국내산 쌀을 이용합니다. 가격은 2~300원 차이 나는데 맛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대충 흰색이 2,000원 정도 하고 초록색이 1,600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소고기를 구우면서 위스키를 먹는 생각과 장수막걸리 흰 뚜껑을 먹는 생각을 동시에 하는 것이지요...
위스키가 좀 더 맛있을 것 같기는 한데... 장수막걸리 흰 뚜껑도 워낙 좋기 때문에 장수막걸리 흰 뚜껑으로 먹어도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맛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은데, 가격은 100배가 차이 납니다. 위스키 사면 20만 원인데 장수막걸리 사면 2천 원이니 100병은 사 먹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소비를 할 때 가성비 좋은 대체제를 생각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하나 예를 들면 바로 '무신사'입니다.

여름에 남자분들 폴로티를 많이 입습니다. 카라티라고도 많이 하지요. 저도 뭐 한때는 무조건 '폴로(POLO)'에서만 사서 입던 시절이 있었지요...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면 세탁을 해야 하는데 폴로에서 사면 색 빠지지 말라고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름은 계속 덥기 때문에 드라이클리닝을 해도 어느 순간 색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결국 선택은 '무신사'입니다.
10만 원 중후반 정도 하는 POLO에서 사도 2~3만 원 하는 무신사에서 사도 이 옷의 수명은 비슷비슷합니다.
제가 폴로 마크 하나 달려있다고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그거 폴로라도 누가 특별하게 보지도 않습니다.


비싼 소비재를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대체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장수 막걸리 흰 뚜껑이나 무신사 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러면 1/10 가격으로 비슷한 기능을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글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여기서 한번 끊도록 하겠습니다.

돈이 넉넉하게 있으면 '취향'을 충분하게 즐길 수 있겠지만 돈이 넉넉하지 않은데 '취향' 노래 불렀다가는 굶어 죽기 딱 좋습니다.


https://m.blog.naver.com/kraguna/223221737410


영화 소공녀를 보면 주인공이 3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집, 담배, 위스키입니다.
현실이라면 당연히 집을 제외한 담배, 위스키를 포기하겠지만 영화이기 때문에 집을 포기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런 선택을 하시는 분들이 좀 많네요...

취향은 좀 더 미래에 즐깁시다.
최소 대출 없이 내 명의로 서울에 집 하나 살 때까지는 조금은 참아보시기 바랍니다.
뭐 굳이 서울의 집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 놓으시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진짜 특별한 날에만 즐기시던가요.
생일이나 기념일에요.


여러분만의 현명한 대체재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한데요... 댓글로 달아주시면 저도 잘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현명하게 소비를 줄이는 2탄은 다음에 또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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