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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구나 Sep 05. 2024

안정을 원했던 친구의 삶

안정하려면 변화를 해야한다.


친구 중 삼수를 한 친구가 있습니다.
내신은 좋았는데 수능을 잘 못 본 케이스였지요.
삼수를 하면서 SKY 중 한 대학의 입결이 낮은 학과에 최종 합격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그 대학을 가지 않고 '전문대'를 갔습니다.
그 전문대를 간 이유는 그 대학을 졸업하면 아주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 친구는 저에게 항상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정적인게 최고야!'
'편한게 최고야!'

허세끼가 있거나 간판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SKY'를 다는 것이 맞다고 볼 텐데,
이 친구는 열정으로 가득해야 하는 청춘 시절부터 '안정'을 외치고 다닌 친구입니다.

어떻게 보면 열정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실리를 챙기는 영리한 친구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친구는 원하는 대로 취업이 보장되는 그 특별한 전문대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월급도 좋고 정년도 보장되는 곳이기 때문에 맘 편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친구가 원하던 대로 '안정'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주머니 속에 잘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이 친구와 다르게 '안정'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제가 원한 것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살게 되었습니다. 눈앞에 조금만 노력을 하면 좀 더 좋은 삶이 보이는데 그걸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친구의 삶에 대한 단편적인 예시를 하나만 들어보겠습니다.



해외여행에 대해서도 친구와 저는 많이 다릅니다.
저는 첫 유럽여행 이후로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기대되고 설레는 느낌이지만 친구에게는 얼른 그냥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랍니다.


경험 위주의 해외여행이 저를 멋지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지만 친구는 그저 집 앞 초밥집에서 초밥 먹는 거랑 일본 가서 먹는 거랑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왜 거기까지 가서 초밥을 먹는지 돈이며 시간이 아깝다고 말하는 친구입니다.

친구는 20살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안정'이라는 돌멩이를 맹글맹글 만지고 있습니다.


사는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40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아직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회사도 자기가 태어난 동네에서 다니고 집도 계속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 것이지요

마치, 태어난 행정구역을 벗어나면 암사자에게 잡아먹힐 것이 두려운 것처럼 친구는 어떠한 도전도 하지 않습니다.



가끔 만나서 술을 한 잔 마셔도 친구랑은 할 말이 별로 없었습니다.

친구와 하는 이야기는 '고등학교 친구들 이야기'뿐이었지요.

친구는 아직도 '고등학교 시절'에 멈춰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라구나 : 뭐해?​

친구 : 그냥 있지. 뭐 특별한 거 없어...

라구나 : 전여친이랑은 그대로 끝이고? ​

친구 : 그치 뭐...

라구나 : 만나는 사람은 있고?​

친구 : 없어...

라구나 : 소개팅은 하고 있어?​

친구 : 가끔 하는데 잘 안된다.

라구나 : 결정사 같은 것은 좀 알아봤어?​

친구 : 결정사?

라구나 : 결정사 나쁜 거 아니야. 내 주위에 우리 또래인데 아직 결혼 못 한 사람들은 많이 해~ 너도 좀 알아봐...​

친구 : 아아, 결혼 정보 회사... 나도 알아봤어...

라구나 : 근데 왜???​

친구 : 내가 '초대졸'이잖아. 그게 결정사에서 좀 발목을 잡더라고...​




'초대졸'이라는 학력에 대해서 폄훼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들 각자 인생이 있고 각자 삶이 있는 것이지요.


친구는 대학 타이틀보다 대학을 통해 '안정'이라는 삶을 찾았고 '안정'을 찾고 나서 정말 '안정'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삶의 변화, 정확하게 말하면 삶의 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결혼을 하려고 하는데 '안정'이 '변화'에 방해요소가 되어버렸습니다.


결정사를 단편적인 예시로 들었지만, 친구는 변화를 싫어합니다. 도전도 하지 않고요. 그냥 아무 문제 없이 편하게 안정적으로 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런 삶은 가만히 있는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안정'이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치열한 경쟁과 약육강식의 세상 속에서 살아남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수사자의 낮잠'과 같은 것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안정적인 것만 추구하면...
오히려 위태로워지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너무 늦어버리면 '라구나' 같이 조언을 해줘도 이제 듣지 않는 정신 상태만 남아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지금 안정을 얻으려고 하면 오히려 변화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게 미래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에서도 위 글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kraguna/223572807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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