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집에서 본 명품 패딩
인간의 욕구는 '돈'으로 충족될 수 없다.
얼마 전에 아웃렛에서 딸들 겨울 패딩을 벌 당 10만 원 주고 사줬습니다
두 딸 모두 올 겨울을 외투 한 벌로 버티고 있었는데, 패딩에 검은색 때가 눈에 보일 정도라 도저히 버틸 수 없어서 한벌 사기로 했습니다.
진작에 샀으면 더 잘 입었을 텐데 늦게 산 게 후회되긴 했지만 그만큼 세일하는 가격으로 잘 샀습니다.
그리고 두 딸이 입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20만 원 쓴 값을 한다고 스스로 위로했지요.
다음 날, 첫째를 예쁘게 새 옷을 입혀서 어린이집에 갔습니다.
어린이집 외투 보관함에 아이 옷을 걸려고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메이커가 보였습니다.
바로 '몽크레르'입니다.
어린이집에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옷이 몇 벌 안 걸려있었는데 한 개도 아니고 두 개나 '몽클레르' 패딩이 보였습니다.
처음에 드는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키즈 몽크레어는 얼마나 할까?'
그래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워낙 종류도 많고 다양하니 제가 본 패딩의 가격이 정확하게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약 50~90만 원선으로 보입니다.
아이들 패딩에 50~90만 원을 태운다...
저녁에 집에 와서 와이프에게 물어봤습니다.
"아가들이 명품 패딩 입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남이사~자기 맘이지"
"돈이 얼마 있으면 사줄 수 있을까?"
"선물 받은 것일 수도 있지"
"그렇지, 근데 우리는 딸들 10만 원짜리 사주는데도 고민하고 사줬잖아... 돈이 얼마나 있으면 명품패딩을 편하게 사줄 수 있을까?"
"모르겠네..."
"나는 돈이 많아도 안 사줄 것 같은데... 또 돈이 많으면 생각이 달라지려나?"
"모르지"
1차적인 결론은 이렇습니다.
와이프가 말한 바로 '남이사'입니다.
남이 사든지 말든지 상관할 바도 아니고 뭐라고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자기 돈으로 소비하고 싶은 거 하는 거는 본인의 자유이지요.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가들 옷은 아가들이 크느라 1~2년 밖에 못 입을 텐데... 굳이 비싼 걸 사줄 필요 있나?'
성인이면 비싼 명품 사줘도 평생 입으면 되니까 한번 살 거 좋은 거 산다라는 논리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쑥쑥 자라니까 비싼 옷을 사줘도 오래 못 입는 것이 좀 아깝습니다.
와이프가 저에게 추가로 이야기합니다.
"당근 마켓으로 좀 입고 팔아도 적당히 비싸게 팔 수 있다고 하더라고"
"아 그래, 그래도 난 잘 모르겠네..."
"사람들이 명품 사는 게 남들에게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것도 있지만 명품을 가지고 있는 그 자체가 욕구가 충족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뭐 그렇지 나처럼 사람들이 명품 입는다고 부자라고 생각 안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튼, 나도 요즘엔 내 것 사는 것보다 내 거 살 돈으로 딸들 예쁘게 입히는 게 더 욕구 충족이 되니까 아이들 것을 좋은 거 사는 것 같아"
아하,
결국 엄마아빠들이 자기 비싼 옷 입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좋은 거 입히고 싶은 게 더 상위 욕구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비싼 패딩을 사서 입히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잘 먹고 잘 자고 잘 입고 다니는 게 좋은 것이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니 아이들에게 비싼 패딩을 사주는 게 이해는 갑니다.
요즘 키즈 관련 명품 매출이 높아서 물건이 없어서 못 판다고 하네요.
무슨 주식을 사야 할까요?
와이프와 대화는 이어집니다.
"오빠도 돈 있으면 몽클레르 패딩 사고 싶지 않을까?"
"음... 아니? 나는 이제 안 살 것 같은데
고민을 해봐도 저는 아닙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비싼 소비재를 사고 싶지가 않습니다.
근데 저도 생각해 보면 사회초년생 때 잠깐 비싼 옷을 샀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아! 이건 과정이다.
소비의 유혹에 빠지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 과정에서 짧고 적게 소비를 하고 빠져나오면 이제는 소비보다는 자산 형성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가 생긴다"
부자에도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번 만큼 쓰면서 부자로 보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고,
하나는 근검절약이 몸에 배여서 남에게 보이는 소비를 안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로 모범적인 박재범 씨 이야기를 참고로 넣어드립니다.
소비라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어느 시기가 되면 소비 자체가 아까워지고 필요 이상의 돈을 쓰는 것을 멀리하게 됩니다.
물론, 처음부터 근검절약하시는 분들이 대단하지요!
부자가 된 사람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는 게 '절약'인 이유가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을 돈으로 충족시킬 순 없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돈보다 더 무한하기 때문이죠.
결국 '독서'와 '성찰'을 통해서 내 안에 있는 욕망을 어떻게 잘 다스리고 소비를 잠재울 것인지가 중요하겠습니다.
물질적 만족은 끝이 없기에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돈'을 넘어선 '가치'있는 일을 찾게 됩니다.
'골든 구스' 신고 '몽클레르' 패딩 입으면 뭐 합니까?
그런다고 사람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남들에게 보이는 '나'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무소유를 외치면서 풀소유를 한 혜민 스님의 삶을 대중들이 외면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무소유나 풀소유보다 '적정'한 게 사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결론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개인의 욕구를 돈으로 충족시킬 수는 없다.
2.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욕구에 의한 소비를 많이 하게 되면 돈을 모을 수 없다.
3. 돈으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소비' 인지 '자산 형성'인지 고민하고 본인의 가치관에 맞게 돈을 쓰면 된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는 본인이 책임지면 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