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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구나 Feb 29. 2024

과소비는 병입니다.

현재 월급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저번에 '어린이집 명품 패딩' 관련된 글을 작성하고 비슷하게 브런치에도 글을 썼더니 조회 수가 13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브런치' 생태계가 블로그보다는 작은데 글 하나당 조회수는 훨씬 큽니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쓰고서 많은 사람들의 Feedback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상하게 저와 생각이 다른 글들을 보면서 제 생각이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굳어지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과소비는 병이다'


너무 과한가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과소비는 '병'입니다.

남이 쓰든지 말든지 상관없는 것은 맞는데 '과소비'를 '과소비'로 인정하지 않고 정당한 소비로 말씀하시는 게 저에게는 궁색한 변명으로 들립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하나의 대전제는 이것입니다.


'현재 소비를 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면 상관없다. 하지만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가고 싶고 미래(노후)를 준비하고 싶으면서 현재 과소비를 하는 것은 병이다.' 


돈을 모으는 것보다 쓰는 것에 의의가 크신 분이라면 굳이 이 글을 보셔도 도움이 되지 않으시겠습니다.


'과소비'를 이야기하면 공통적으로 많이들 이야기해 주시는 주장이 2개가 있습니다.


1. 부자들이 휴가 가서 몇 십억씩 쓰는 건 그럼 과소비 아니냐?


빌 게이츠 자산이 1,089억 달러라고 합니다.

한화로 144조 정도 됩니다.

그럼 빌 게이츠가 휴가를 가서 100억을 썼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00억 원/144조 원 = 0.007%입니다.


그러면 몽클레르 명품 패딩을 80만 원짜리를 사준 부자들이 50억 자산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80만 원/50억 원 = 0.016%

50억 있는 사람이 80만 원 쓰는 것은 빌 게이츠보다 2배 돈을 많이 쓴 것입니다.


100억 있다고 해볼까요?

80만 원/100억 원 = 0.008%입니다.

100억 있어도 몽클레르 패딩 사주면 빌 게이츠보다 돈을 더 쓴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 몽클레르 패딩을 사준 사람들이 100억보다 자산이 많은 사람이 많을까요 적을까요?


정리를 해보면 이렇습니다.


- 빌 게이츠 : 100억 원 / 144조 원 = 0.007%

- 백억 부자 : 80만 원 / 100억 원 = 0.008%

- 오십억 부자 : 80만 원 / 100억 원 = 0.016%

- 10억 자산가 : 10만 원 / 10억 원 = 0.01%


빌 게이츠가 돈이 많아서 휴가에 몇 십억을 썼다는 이야기로 소비를 정당화하기에는 빌 게이츠 예시가 너무나 특별한 Case입니다.

돈이 많은 것도 특별하지만 휴가에서 100억 원씩 쓰는 Case도 특별하니까요.

빌 게이츠의 휴가비 예시를 기준으로 삼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10억 원 있는 사람이 10만 원 쓰는 것도 사치가 되기 때문이죠.


위인들에게 본받을 점은 인생에 도움이 될만한  좋은 점만 배우면 될 것 같습니다. 



2. 소비에 따른 가치관이 다르다.


좀 극단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우리가 명품을 입고 비싼 차를 타고 하면 뭔가 멋져진 것 같고 잘 사는 것 같고 하는 것들은 모두 '대중매체' 그리고 'SNS'에 노출로 인해서 조종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보고 봤던 이상한 드라마, 영화, SNS에서 그렇게 생각하도록 그렇게 느끼도록 끊임없이 노출되어 왔습니다.

튼튼하고 건강한 마음에 생성되기 전부터 어려서부터 노출이 되었기 때문에 그걸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허황된 이미지고 허황된 생각이고 허황된 마음입니다.

'본질 추구'를 해야 합니다.

차는 굴러가는 게 차이고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게 시계이고

옷은 내 몸을 감싸주는 게 옷입니다.

반드시 돈과 비례하여 안전, 정확성, 매력이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게끔 대중매체에 조종당하도록 살아온 것이지요.


물론, 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옛날 왕들이 비단옷을 입고 비싼 장식품들을 소유한 것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비싼 물건을 탐하고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욕망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옛날이야기도 결국에 이름 석 자를 남겨서 후세로 존경받는 사람은 '청렴결백'하고 '근검절약'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럼 또 이런 생각이 이어집니다.

'나는 위인 될 생각 없고, 한 번 사는 인생 돈 쓰면서 즐기면서 살고 싶어'

존중합니다.

대신에 처음에 말씀드린 대전제와 같이 돈을 펑펑 쓰면서 또 남들은 좋은 곳에 산다고 시기 질투하고 우리는 왜 좋은 곳에 가서 못 사냐고 불평불만을 하시면 안 됩니다.


우리가 반드시 비싼 것을 사야 하는 이유가 없습니다.

기능적으로 압도적으로 탁월하거나,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거나 오히려 가치가 올라가는 소비재가 아니라면 비싼 걸 사야 하는 이유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외제차를 구매하자마자 판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감가상각이 얼마나 될까요?

30%? 40%? 50%?

구매를 하자마자 가치가 하락하는 제품은 그 정도에 따라 거품이 끼어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만큼 비싸게 팔 수 있는 것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치겠지요.


명품 백, 명품시계를 사서 잘 쓰고 오히려 매수한 가격보다 비싸게 팔거나 감가가 소폭으로 팔아서 현금화하면 아주 훌륭한 소비입니다.

그렇게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는 소비라고 하면 과소비라고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면 합리적으로 소비하시면서 사시기 바랍니다.

돈을 아끼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다 여러분의 노후를 위해서입니다.

앞으로 100세까지 살려면 60세에 은퇴해서 40년을 먹고살 돈이 있어야 합니다.

60세까지 일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고요.


지금 돈이 좀 여유가 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노후에 쓸 돈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걸 모르고 지금 비싼 옷, 비싼 가방, 비싼 차 사느라고 '과소비'를 하는 것은 미래를 저당 잡혀 소비하는 것이랑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또 이런 소리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쓴 만큼 더 벌면 되잖아"

쓴 만큼 더 벌면 더 쓰게 됩니다.

버는 만큼 더 쓰기 때문에, 절대 쓴 만큼 더 벌 수가 없습니다.

'소비'를 줄이지 못하면 번 만큼 계속 쓰게 됩니다.

제가 예전에는 대기업 맞벌이 부부들을 많이 부러워했는데, 그만큼 돈을 많이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월급이 많으면 좀 더 삶이 편할 순 있어도 반드시 돈을 많이 번다고 자산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워런 버핏이 2014년에 5천만 원 정도 하는 캐딜락을 아직도 타고 다닌다고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부자들의 좋은 면만 보고 배우시기 바랍니다.

부자들이 휴가 가서 돈 많이 쓰는 것을 예시로 들면서 돈을 쓰지 마시고, 이렇게 돈도 많지만 검소하게 사는 모습을 모범으로 삼고 살아가십시오.



요즘에 또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반화' 하지 말아라.

근데 전 '일반화하지 말아라'라고 말하는 것도 '일반화'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거나 이거나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존중해야 하지만, 

자신을 주관을 가지고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요즘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제가 취업하던 시즌에 '보험업'에 종사하는 선배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 선배들의 카톡 프사와 SNS는 다 동일했습니다.

카톡 프사 = '외제차 + 롤렉스'

SNS = '우수 사원 시상식 + 해외 연수'


그리고 바보 같은 후배들이 바보 같은 선배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 =  보험'이라고 생각해서 그 길을 간 선배, 동기, 후배들이 많았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그런 보험은 다단계나 마찬가지입니다. 

인맥을 총동원해서 바짝 신입일 때 아는 사람으로 실적을 채우고 그다음은 후배들을 포섭해서 그 후배들의 실적이 본인 실적이 되도록 하는 시스템이지요.


물론, 성실하고 정직하게 보험업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 불편하셔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험 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외제차를 타고 롤렉스를 차고 해외 연수 가는 것을 어필했을까요?

사람들이 그런 것에 잘 '현혹'되기 때문입니다.

본인들도 그렇게 살고 싶기 때문이죠.

그 안의 진실은 보지 못하고요.


어차피 저 같은 사람한테 그런 거 백번 보여줘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어필해서 백 명 중에서 1~2명이 걸려드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광고하고 홍보를 하는 것입니다.

그 1~2명만 걸려들어도 내가 먹고살 수 있는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지요.


얼마 전에 어떤 분의 글을 읽었는데 자기가 입고 입는 옷과 신발의 가격이 3,000만 원이 넘는다고 자랑글을 쓰신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얼마나 저보다 돈이 많고 잘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솔직히 좀 모자라 보이고 좋은 아비투스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 글에 많은 '좋아요'가 달린 것을 보고, '명품+돈 자랑' 마케팅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속지 마십시오.'

SNS, TV, 유튜브, 그리고 그 밖에 다양한 매체들, 주변 사람들에게 속지 마십시오. 

나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하나뿐입니다.

그 '나'는 내 '마음'을 말하는 것이지 내 마음이 건강하고 단단하지 못하면 계속 속고 사는 것입니다.

'허황된 허울'을 쫓고 살아가는 것이지요.

마무리하겠습니다.


몽클레르 패딩 입고, 골드 구스 신고, 외제차 타면 뭐 합니까?

외제차가 그렇게 타보고 싶으시면 어디 여행 가서 랜트로 타보 시기 바랍니다.

외제차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상하게 생각하실 분이 있을 것 같은데 '외제차'를 욕하는 게 아니라 분수에 맞지 않는 '비싼 차'를 말하는 것입니다.

한 번 늘어난 소비는 뱃살보다도 줄이기 어렵습니다. 

은퇴하고 살 집도 없고 모아둔 돈도 없으면, 그런 미래가 무섭지 않으신가요?


'과소비'는 병입니다.

우리가 워런 버핏 같은 사람은 아니니까 적당히 즐기면서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적당히가 아닌 분수를 넘으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은퇴 후 가난하면 죽을 때까지 평생 가난할 확률이 높습니다.


자산 형성에 욕심이 없고 더 좋은 곳에 살고 싶은 욕심이 없다면 과소비를 해도 상관없습니다.

소비를 많이 하면서도 더 좋은 곳으로 이사 가고 싶고 욕심을 부리면 하나는 포기해야 합니다. 

분수에 맞지 않은 소비를 하면서 과소비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과소비 병'에 걸린 것이랑 마찬가지입니다.


위기의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과소비'를 경계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외제차를 탄다고, 명품 백을 산다고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하면서 자산적으로도 욕심을 부리니까 하는 소리입니다.


하고 싶은 말 그냥 마음껏 해봤습니다.

저랑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런 사람들 있습니다.

"요즘 집값이 너무 비싸요, 이래서 집 살 수 있을까요?"

근데 그분은 '타임 코트'를 입고 있고 전 '무신사'를 입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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