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조언인가?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니까 잘 들어.'라는 말로 시작되는 조언을 듣고 있으면 저 사람이 정말 나를 위해 말하는 건지, 아니면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마치 나를 위해 하는 것처럼 포장해서 하는 말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조언을 듣는 사람의 생각이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가 경험해왔던 일들이 마치 진리인 양, 삶의 정답인 양 떠들어 대면서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다. 듣는 척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잠시 생각해보면 사실 나는 이 사람에게 딱히 조언을 구한 적도 없다는 게 또 웃긴 사실이다. 그저 그 사람이 나를 보고 자기의 조언이 꼭 필요해 보여서 시작한 조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니 영양가가 없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닐까?
이렇게 조언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연구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조언을 받는 사람보다 조언하는 쪽의 자존감이 더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타인을 가르치려는 행위를 통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그보다 낫다는 우월감과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쳐 그를 도와줄 수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요청받지 않은 조언을 듣는 이들은 자신의 자율성과 결정권을 침해받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자존감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한다. 결국, 요청받지 않고 강제되는 조언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는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타인과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자신의 고민과 힘듦을 얘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경우 무턱대고 상대방의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정의해주면서 자신이 경험해온 방식대로 적용해가라고 조언을 해주는 것보다, 이 사람이 정말 내 조언을 원하는지, 아니면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인지를 대화의 맥락에서 잘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상대방이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내 입장에서가 아닌 상대방이 처해있는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에 적합한 조언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정말 타인을 위한 조언이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시작하기 전에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이 정말 상대방을 위한 말인지, 아니면 그저 자기 얘기를 꺼내고 싶은 내 욕망인지를 잘 판단을 해보자. 그저 타인을 도와줌으로써 자신의 자존감과 필요성을 느끼고 싶다면 정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몸소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서로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