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8일, 브런치에 지원.
2023년 7월 10일, 합격 소식을 듣게 됐다.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 약 3주가 되어간다.
처음 브런치를 지원하고자 마음먹었을 땐, 10년 넘게 써온 나의 일기가 무기가 되어 어느 정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써온 일기가 무기가 돼줄 거라 생각했다.)
내가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고, 누군가의 공감이 된다는 게 참 좋았다.
그런데 나를 너무 과신했던 탓일까?
3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글을 써야 한다는 중압감에 눌려 글쓰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
처음 시작할 땐, 솔직한 나의 생각을 일기 쓰듯이 털어놓자는 마음에 부담이 되지 않았는데,
막상 다른 사람들이 읽는다는 생각을 하니,
‘어떻게 쓰면 잘 쓸까? 이렇게 쓰면 남들이 흉보지 않을까? 어떻게 써야 재밌을까?’를 고민하며 스스로에게 무거운 돌을 얹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작가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나보다 더 나은 필력과 단어선택, 꾸준한 업로드를 지켜보며 마음이 답답해졌다.
‘과연 나는 저렇게 쓸 수 있을까? 이렇게 써도 되는 걸까?’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내가 처음 브런치에 발을 딛었을 때, 과연 어떤 생각으로 임하게 됐을까?
나는 공감을 원했다.
꼭 내 이야기만을 받아들이길 바란 건 아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나의 글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할 수 있길 원했다.
공감을 원했다. 공감을 원한다면 내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오늘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브런치 이야기가 나왔다.
글을 잘 쓰고 있냐는 친구의 물음에 나는 마음속 깊이 묶어놓았던 브런치에 대한 압박감을 꺼내놓았다.
친구는 내게 브런치를 통해 무엇을 얻길 바라는지 물었다. ‘니 글을 읽고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냐고.‘
나는 ‘생각’을 원한다. 나의 의견과 같은 이들의 생각과 다른 이들의 생각, 그 생각을 열어주고 싶었다.
나의 글을 몇 개 읽은 친구가 말했다.
‘솔직함, 네가 먼저 솔직하게 가야 사람들도 부담감을 내려놓고 스스로 생각을 되짚어보지 않을까?’
처음 브런치를 쓰기로 마음먹었을 때,
아니 일기를 쓰기 시작한 약 십 년 전부터 나는 그때그때 느끼는 솔직한 감정을 사각사각 소릴 내며 펜으로 나의 일기장에 옮겨적곤 했다.
그리고 십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용기를 내어 그 글을 사람들과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처음처럼- 솔직하게 가자.
나의 필력과 단어선택이 부족할지라도- 쪼그라들지 말고, 솔직하게 가자.
솔직하게 가자.
앞으로는 더 정성껏 쓰되, 힘은 빼고 솔직하게 나의 생각을 옮겨가야겠다.
내 글을 읽는 소중한 분들이 생각할 수 있는 여유공간을 갖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