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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Z Aug 05. 2024

사랑, 소멸과 생성의 에너지

불 같은 사랑

불 같은 사랑


미디어에서 흔히 보이는 말이다.

열정적이고 뜨거운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이기 때문일 것이다.


열정적인 사랑이란 참 아름답다.

세상의 차가움을 녹여주며 온기를 제공하고 때로는 모든 것을 잊을 정도로 강렬하여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은 순간을 선사한다.


하지만 열정적이고 뜨거운 불의 특성은 조절되지 않고 일정 수준을 넘어갈 경우

주변의 모든 물질을 태워 없애는 소멸의 에너지로 변화한다.


사랑 또한 마찬가지이다.


타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불 같은 사랑에 휩쓸려 집어삼켜지면,

걷잡을 수 없는 불로 자신을 모두 태워 잃어버리거나 상대를 괴롭게 하고

사랑이라 생각하는 것 외의 다른 것들을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한 사랑의 끝은 소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소멸의 에너지는

그것이 적절한 대상에, 잘 조절되어 닿는다면 생성의 에너지로 변화한다.

금속이나 유리 등의 물질에 잘 조절된 불이 작용한다면,

분자 간의 결합을 끊을 만큼 강력한 힘으로

차갑고 단단한 원래의 성질을 변화시켜 새로운 모습으로의 탄생을 매개할 수 있다.



불이란 물, 공기와 같이 자연적으로 존재한다기보다는

타오를 대상과 발화점 이상의 온도를 위한 열, 산소 등의 조건이 만족되었을 때 비로소 생겨나며

그만큼 유한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다.


이 힘은 올바른 정도와 방향으로 활용된다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힘이 된다.


사랑도 그와 마찬가지로 특정 조건 하에서 발생하여

때로는 파괴적일 수도 있으나,

성숙한 사랑을 위해 노력한다면 세상에 없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무엇보다 강렬한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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