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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숨 Oct 22. 2023

삶의 변주에 대처하는 자세

삶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안는다는 것을 알았고 그럴때마다 우리는 상처받는다.

그러나 문제를 상대가 아닌 나에게로 찾기 시작하면 상처가 조금은 옅어질지 모른다.


사람들을 만나 나의 문제를 말하는 대신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고등학생때까지 참 책벌레였는데, 대학생이 되고나서 책을 멀리했었다. 법륜스님 책을 제외하고는 책이 도무지 읽히지가 않았다. 난독증을 의심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책을 찾는 현재의 내 모습을 보는것이 놀랍다.


프랑스에선 한국 책을 구하기 어렵고 비싸 책을 대여할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 싶어 알아보던 중 프랑스의 한국 문화원에서 무료로 책을 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가서 내가 고른책은 총 4권이다.


그 중 한 책인, 심리학 저자가 쓴 책을 읽고 있다. 상처-분노의 연쇄 반응과 여러가지 실제 사례들이 나의 이전 관계에서 발견된 모습들이라 소름이 돋았다. 상처받고 분노받았을 때 대처법이 기억에 남고 마음에 와 닿아 여기에 옮겨보려 한다.


1. 방금 일어난 상처는 나에게 어떤 아픔을 주었나.

2. 나의 분노는 정당한가. 엉뚱한 사람에게 화를 낸 것은 아닌가.

3. 되살아난 상처가 있는가.

4.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고통스러운 기억은 무엇인가.

5. 나의 분노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아픔을 주었을까.


내 글만 보면 상처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책의 내용은 그렇지 않다. 책의 내용은 상처와 아픔에도 우리가 어떻게 성숙하게 대화하고, 대처하고 사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을 말한다. 아직 책을 다 읽지는 않았다.이 책을 읽으며 인연, 법륜스님의 인간관계에 대한 말씀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느꼈다. 인간은 서로 제 살기 바쁘다. 나를 더 이해하고 보듬어주길 바라지만 그럴 수가 없다.



비록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연주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엇이 나쁜것인가 ? 변주는 오히려 즉흥적이고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다. 원래 오늘은 친구와 팡테온을 가기로 했다가 내가 식물원을 가자고 했다. 식물원을 방문했다가 에어팟을 사야 하기때문에 샤틀레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카페를 갔다. 에어팟을 사러갔다가 조금 더 싸고 예쁜 헤드폰을 사기로 했다. 에어팟은 일년 넘게 사용했었고 이미 써봐서 재미가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같이 간 친구가 이렇게 즉흥적인 것 좋다고 했다. 문득, 나는 살면서 같이 있던 사람에게 이 말을 많이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었구나. 내 삶의 변주에도 이렇게 대처하는것이 무엇이 나쁜가. 나는 이제 운명도, 성공도, 실패도, 행운도 아닌 나 자신을 믿는다. 나 스스로가 결국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음을 알기에.



파리 지하철 곰돌이 꾸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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