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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화선 Oct 23. 2024

하브루타 이야기

   

몇 년 전부터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브랜딩 책 읽기, 브랜딩 글쓰기, 브랜딩 책 쓰기, 퍼스널브랜딩 등 브랜딩 찾기가 유행이다. 다들 자기 브랜드를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럼 브랜드는 어떻게 찾을까? 그동안 자기가 해오던 일 중에서 좋아하면서 잘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찾으라고 한다. 나도 뭔가 나의 브랜드를 찾아야 할 것 같아서 내가 해 왔던 일,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 등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평생 영어교사였으니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있겠지만 평생 했는데 또 하고 싶지 않았다. 함께 근무했던 교사 모임이 있는데 은퇴하고 나서는 전에 가르치던 교과의 일은 대부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나도 영어 가르치는 일은 하고 싶지 않고 그다음으로 상담 관련일, 진로상담과 심리상담을 할 수 있는데 진로상담은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어서 학교를 떠난 상황이라 빠르게 변하는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심리상담은 기회가 있으면 할 수 있겠지만 어디서 대상을 찾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다음으로 생각한 것이 하브루타이다. 하브루타는 친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인 하베르에서 유래한 용어로, 학생들끼리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방법이다. 오래전부터 하브루타를 알고 하브루타를 이용한 수업도 했었지만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자격증 과정을 공부하고 1급 자격증을 땄다. 관련 책도 읽고 워크숍도 기회가 있을 때면 참여를 해서 나름대로 실력을 쌓았다. 그리고 큐리어스라는 플랫폼에서 진로 하브루타, 그림책 하브루타, 말하는 독서 하브루타, 학부모교육 등의 주제로 하브루타 강의를 하고 있다. 방학 동안에는 가족들 중에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줌으로 진로독서 하브루타를 했다. 아이들이 진로 선택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하브루타 교육을 나의 브랜드로 삼고 우리나라의 교육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나 혼자만의 긍지와 의무감으로 하브루타를 알리고 있다.      


 

 오늘 오전에는 '우리 아이를 위한 그림책 감정코칭‘이라는 주제로 하브루타 연합회 줌특강이 있었다. 보통 월요일에는 친구들과 등산하는 날이라 참여하지 못하겠다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운동이 취소되어 참여하게 되었다. 오늘의 강의는 아이의 감정에 포커스를 둔 내용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 들었으면 엄청난 손해였을 뻔했다. 감정코칭은 우리가 같은 말을 하더라도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는 것과 그냥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는 아이들이 받아들이는데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상담기법에서도 나오고, 아이를 키우면서, 또 교사로서의 경험에서 알고 있는 이론이지만 다시 듣고 기억을 되살리고 하브루타 접근법으로 질문을 만들고 토론을 하니 또 다른 경험이었고 한 뼘쯤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는 자녀나 학교 아동들의 감정 코칭을 주제로 한 하브루타 강의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정코칭에 대해서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청소년 감정코칭'이라는 책으로 하는 하브루타 모임이 있어서 신청을 했다. 하브루타를 하기 전이었다면 다 아는 얘기 또는 아이들 다 커서 나에게는 필요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브루타 교육을 하다 보니 꼭 필요한 내용이었다. 또 처음 하브루타 강의를 했을 때, 같이 했던 분들이 3회로 끝나는 것이 아쉽다고 해서 하브루타 교재가 되는 탈무드 영어책을 필사하자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영어필사가 탈무드 끝내고 이솝우화, 어린 왕자까지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 공부를 하고 세상을 향해 문을 열고 있으면 꾸준히 내가 할 일이 연결이 되고, 갈 길도 보이는 것 같다. 이 또한 나의 삶의 여정에 하나의 즐거움을 주는 일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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