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틈에서 피어나다

조건을 탓하지 않는 생존의 의지

by 시마

주차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푸른빛.

딱딱하게 굳은 아스팔트를 뚫고

잡초의 줄기가 몸을 일으킨 것이었다.


그곳은 비옥한 땅이 아니며

거름을 주는 이조차 없다.

단지 햇살과 빗물만이 있을 뿐이다.

Weeds.jpg 자연의 생명력이란...

빛과 물,

잡초에게 필요한 것은 그뿐이다.


그렇게 잡초는

주어진 조건 안에서 스스로 성장한다.


우리의 삶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곧, 아스팔트는 내게 주어진 환경이고,

태양은 누구에게나 열린 평범함이며,

비는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와도 같다.


우리는 늘 '조건'을 이야기한다.

환경이 열악하여 어렵다 하고,

기회가 없어서 할 수 없다 한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에서도

누군가는 지나가는 기회를 바라볼 뿐이며,

누군가는 그 똑같은 기회를 낚아챈다.


우연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건

빗물을 잡을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빗물을 잡기 위해서는

강한 뿌리가 필요하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비옥한 토양이 아니라
강한 뿌리일지도 모른다.


사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강한 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환경을 비관하기 이전에,


지금 당장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하나씩 만들어가야 하는 것임을,


그것이 결국은 뿌리가 되는 과정임을...


※참고 :


식물은 가혹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스트레스 회피(avoidance)와 스트레스 내성(toleance)

이라는 두 가지 생리적 전략을 사용한다.


① 스트레스 회피 :

건조, 고온, 염분 등의 극한 환경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그 영향을 피하거나 최소화하며 생존하는 전략.

- 아스팔트 환경에서 균열을 따라 뿌리를 뻗어가는 특성

- 건조 지역에서 잎의 구조를 축소, 변형시켜 수분 손실을 최소화


② 스트레스 내성 :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생리적, 화학적 적응을 통해 이를 견디는 전략.

- 항산화 효소 활성 증가를 통해 세포 손상 방지

- 삼투조절물질 축적으로 삼투압을 조절

- 광합성 효율 조절을 통한 에너지 최적화


이러한 식물의 전략은 인간의 삶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적절치 않은 상황에서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keyword
이전 07화이제는 아무렇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