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인천 생활 이야기]
11-1. 공공리모델링 업무
2019년, 인천본부 주거복지사업부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주말부부의 시작이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이면, 전주의 호남제일문에서 아침 7시 이전 고속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인천 터미널에 도착하면 바로 택시를 타고 본부로 향했고, 도착하면 어느새 10시가 가까워졌습니다.
다행히 회사에는 유연근무제가 도입되어 있었습니다.
월요일엔 한 시간 늦게 출근하고, 금요일에는 2~3시간 일찍 퇴근.
그 대신 주중에 시간을 조금씩 더 채워, 주 40시간을 맞추는 방식이었습니다.
원거리 출퇴근자,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덕분에 인천까지의 먼 출근길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주거복지사업부에서 저는 공공 리모델링 업무를 맡았습니다.
노후 단독주택을 매입해 철거하고, 그 자리에 신축 다가구 주택을 지어
청년과 고령자 등 주거 취약계층에게 시세보다 70% 이하의 임대료로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몇 해 전, 저도 직접 단독주택을 지은 경험이 있어
시공의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몸소 겪었습니다.
그래서 이 업무가 더욱 흥미로웠고, 건축 전반을 실무에서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공공 리모델링 사업은 많은 이들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설계사 선정을 시작으로, 건설 공사업체와 전기·정보통신공사 업체를 선정하고, 각종 인허가 절차를 확인하며, 감리업체를 통해 공사 전반을 감독합니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항상 ‘현장’이었습니다.
노후 주택을 철거할 때면 어김없이 소음과 먼지에 대한 민원이 발생했고,
주변 건물의 크랙을 문제 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 건설사 측의 자재비나 인건비 미지급으로,
노동자와 하도급업체가 항의하는 일도 생기곤 했습니다.
그럴 땐 직접 현장으로 나가, 민원인과 시공사,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수차례 협의 끝에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체불 문제는 빠르게 해결됩니다.
노임 체불은 고용노동부 고발,
자재비 미지급은 지자체 신고로
영업정지 등 실질적인 제재가 따르기 때문에
업체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빠르게 움직입니다.
부서에 차장님, 부장님, 처장님이 계셨는데
나를 믿고 맡겨 주셔서 더 큰 책임감으로 열심히 업무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따뜻한 칭찬과 믿음은 직장생활뿐 아니라 삶 전체를 풍요롭게 만드는 소중한 양념이 됩니다.
주거복지라는 말은 거창해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은 누군가의 삶과 안전을 제공하는 일입니다.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너무 비싸지 않은 월세,
그리고 낡고 위험한 집이 아닌, 조금 더 나은 내일을 품은 집.
그 집을 짓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현장의 소음 속에서도, 반복되는 민원 속에서도
묵묵히 제 일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인천까지의 먼 출근길도, 작은 집 한 채가 완공되어 누군가의 삶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