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은 모든 일을 마친 뒤, 잠들기 전의 여유로운 그 순간입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그날의 주요 뉴스를 훑어보고, 흥미로운 기사는 클릭하여 읽습니다.
가끔은 유튜브로 스포츠, 낚시, 재테크 관련 영상들을 보며 하루를 정리합니다.
며칠 전, 유튜브를 보는데 눈에 확 띄는 제목이 있었습니다.
"이정후, 단 하루 만에 홈런 4방 폭발! 미 언론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자이언츠의 전설 기록까지 공식 돌파!"
그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펼쳤다가 최근 부진했던 이정후 선수.
그가 한 경기에서 무려 4개의 홈런을 쳤다는 뉴스는 마치 가뭄 속 단비처럼, 아니 로또에 당첨된 기분처럼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나는 재빨리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영상에서는 2025년 7월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이정후 선수가 한 경기에서 4개 홈런과 6타점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가 9 대 6으로 승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심지어 140년 구단 역사상 최초라는 문구까지 덧붙여졌습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습니다.
MLB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그런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 영상은 철저히 조작된 가짜였습니다.
실망감이 밀려왔고, 화가 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허위 콘텐츠가 버젓이 유통될 수 있을까?
나는 직접 낚인 경험을 통해, 유튜브의 '조회수 전쟁' 실태를 체감했습니다.
나와 같이 이정후 동영상에 낚인 사람들의 조회 수가 11만을 기록했고,
가짜 정보임을 알고 화가 난 유튜버들의 비난 댓글도 100건이 넘었습니다.
비난 댓글 내용은, "사기 치는 유튜브 없애야 한다." "사기 치는 놈들 유튜브 못하게 해야 한다, " "고발조치하고 도리도리랑 같이 살아라, " "A 18 낚였네, " "참 인생 더럽게 산다, " "사기꾼 유튜버 신고 조치" 등이었습니다.
그 영상의 제작자는 ' Jerome TRAVERS'라는 유투버였습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정치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과 다른 극단적인 주장, 선정적 편집, 자극적인 제목,
이런 콘텐츠만 반복적으로 보다 보면 편향된 사고에 빠지기 쉬워집니다.
음식도 골고루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듯,
정보도 다양하게 접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해야 건강한 시각과 균형 잡힌 판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진실도 있고 거짓도 있습니다.
좋은 뉴스도 있지만, 나쁜 뉴스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 속에서 살아가며 매일같이 선택해야 합니다.
거짓과 가짜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필요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은 '분별력'입니다.
나를 바르게 지키기 위한, 건강한 의심과 지적인 훈련 말입니다.
그날 밤, 나는 낚였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진짜를 보는 눈을 조금 더 키울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