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과 희생
최근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으로 인해 교권침해 관련 이슈가 언론의 기사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교권침해를 받고 있다는 학교 현장의 여러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오늘 교회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몇몇 교인분들로부터 교권침해가 그렇게 심하냐, 도를 넘는 학부모들이 그렇게 많냐, 교장(감)이 그것을 어떻게 막을 수 없느냐 등등의 질문 세례를 받았다.
예전과 달리 오늘날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법들이 제정되고 있고 개정되고 있다. 교육과 관련된 법들도 마찬가지다. 사회가 복잡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다만 사회의 변화 속도에 맞춰 이미 제정된 법들이 개정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관련 지침들도 형식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유명무실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권리와 책임이 균형 잡혀 있어야 하지만 권리에 대한 사항은 구체적인 반면 책임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 애매모호하다.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학교가 책임져야 한다 등등의 형식적인 문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국가가 무엇이며, 학교가 무엇이냐는 문제인데 결국은 사람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집단이 국가이며 학교가 아닌가. 그렇다면 사람의 본질을 알아야 하며 사람을 알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 안에서 교감이 해야 할 역할과 의무 등은 날이 갈수록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에 교감으로써 존중받아야 할 권리는 사라진 지 오래다. 교감이니까 당연히 그 자리에서 자릿값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라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다. 다만 그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치고 존중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신의 권리가 우선이고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교장과 교감도 우리와 똑같은 존재일 뿐이니 이래라저래라 지시하지 말라고 한다.
근데 문제는 일이 터지고 나면 입장이 쏙 바뀐다. 교장, 교감은 뭐 하고 있었냐,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다는 등등의 이야기로 마치 무책임한 사람들로 취급해 버린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교 현장에 흐르고 있었기에 크게 기대한 바는 없었지만 다만 그리스도인으로 나의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나름 성경적인 가치관으로 정립해 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성경적인 가치관에 의한 교감의 역할에 대해 대천덕 신부의 기독교는 오늘을 위한 것에서 인사이트를 얻는다.
1. 교감의 남다른 매력은 섬김에 있다!
"섬김(serve)이란 단어는 매우 인기 없는 말입니다. 우리는 유교적 어휘인 봉사란 말을 더 좋아하는데, 봉사는 좀 더 우월한 사람이 하급자에게 허리를 굽혀 돕는다는 뜻입니다. 한편 '섬긴다'는 말은 마치 종이 그의 상전에게 시중을 드는 것처럼 하급자가 상급자를 받들면서 돕는 것을 의미합니다" (214쪽)
2. 교감은 낮아져야 한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기 때문에 지도자는 가장 천한 작업을 할 수 있는 특권이 있지요" (237쪽)
"만일 교회에서 갖는 직분상의 지위-집사, 장로, 권사, 전도사, 신부, 목사- 가 형제적 사랑보다 더 중요시된다면, 그것은 서구의 옷을 입은 유교에 불과한 것입니다" (214쪽)
3. 교감은 기도하는 사람이다!
"기도란 우리의 일을 실행시키는 방법이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법입니다. 기도란 역사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인 것입니다" (200쪽)
4. 교감은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보다 가치 있고 완성된 희생을 추구하지만 대체로 과학적 인본주의자들은 그들의 후손들을 위하여 자유와 행복과 기회 좀 더 나은 생활방식을 추구합니다." (1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