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교감의 품성

존경은 자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by 이창수

성품이란 사람의 성질이나 됨됨이를 말한다. 타고난 성질인 품성과 비슷한 말이긴 하지만 품성과 달리 성품은 노력에 의해 변화될 수 있는 개연성이 함축되어 있는 말일 것 같다. 학교 안에서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듯이 관리자의 성품, 품성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자질이라고 본다. 청주교육대학교 이혁규 총장은 교사에게 필요한 전문성으로 특별한 품성을 강조했다.

“교사는 교과를 깊게 이해해야 하며,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을 배움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지녀야 하고, 민주 시민으로서 모범적인 삶을 영위해야 하며, 스스로 학습하는 존재로서 성장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교사와 교사되기, 167쪽)


교사에게 특별한 품성이 강조된다면 학교 관리자에게는 더더욱 높은 품성과 윤리성이 요구된다고 본다. 교사에게 교과를 깊게 이해해야 하는 안목이 필요하듯 교감에게는 교사를 깊게 이해하는 안목이 추가되고 교사들의 전문적인 능력이 발휘되도록 지원가로써의 리더십이 필요하며 당연히 교사들 보기에도 모범적인 삶의 전형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다. 존경은 자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품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대개 성품 또는 품성은 교감의 일거수일투족에서 투영된다. 교감의 말, 교감의 시선, 교감의 행동, 교감의 표정... 특히 목소리를 통해서 전달되는 품성의 느낌은 특히나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직장의 분위기에서 가공할만한 힘을 발휘한다. 주로 메시지를 통해 공지 사항이나 필요한 안내 사항 등을 전달하지만 가끔 전화로 또는 대면해서 얼굴을 보며 당부 사항을 전하거나 필요한 의견을 수렴할 때 교감의 목소리가 참 중요하다는 느낌이 든다. 목소리에 교감의 품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궁궐 안 직책 중 하나에 ‘중금’이라는 역할이 있었다. 중금이 하는 일은 임금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필하며 왕의 말을 대신 전하는 일명 왕의 목소리, 왕의 입이라고 불렸던 직책이었다. 특히 중금은 사람의 목소리만 듣고도 그 사람의 숨은 의중을 파악하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사람의 목소리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짐작하고 왕을 지근거리에서 보호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았던 이들이었다.

다른 것을 모두 다 갖추었다고 해도 목소리가 나쁘면 상스럽다고 옛 어른들은 이야기하곤 했다. 목소리 말고도 품성이 드러나는 것이 많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목소리는 그 사람을 평가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교감의 전문성 안에 간과하기 쉬운 품성이라는 능력을 갈고닦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XL.jpg


keyword
이전 05화교감의 남다른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