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는 섬김에서 시작된다~!
여름방학 중에도 학교에는 상시적으로 출근하시는 분들이 많다. 오늘은 교무실 직원들을 점심으로 섬겨드렸다. 아주 작은 섬김이다.
한 학기 동안 묵묵히 선생님들을 힘껏 도와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을 이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었다. 어제부터 오늘은 제가 점심을 낼 테니 도시락 준비해 오지 말라고 했다. 아침에 출근해서 점심 드실 메뉴를 골라 보시라고 말씀드렸다.
바깥 날씨는 덥지만 시원한 곳에서 잠시나마 더위를 피하며 맛있게 드실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싶었다. 역시 메뉴 선택이 탁월했다. 한적한 곳에서 우아하게 담소를 나누며 간단히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자주 점심을 사 드리면 좋겠지만 호주머니 사정도 있으니 그러지 못해 미안할 뿐이다.
방학 중 교감이 해야 할 역할 중에 하나가 직원분들 밥 사 드리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다음번 기회에는 행정실 분들도 대접해 드려야겠다. 지난주 한 주 휴가를 보내고 이번 주 학교에 나오면서 집에서 정성껏 내린 더치커피 한 병씩 행정실과 교무실 냉장고에 넣어 드렸다. 시원한 커피 당길 때 언제든지 편하게 드시라고. 이렇게라도 해야 한 주간 휴가 다녀온 것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소설가 김훈은 남한산성이라는 작품에서 권위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넌지시 던지고 있다. 삼전도의 치욕을 묘사한 부분에서 왕의 권위는 개만도 못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는 교장과 교감은 교사, 행정실장, 주무관, 행정사, 지도사, 조리사 등등의 많은 이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 국가에서 부여해 준 권위를 통해 조직을 움직여간다. 맡겨진 역할을 수행해 갈 때 꼭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권위라고 생각한다.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 어떤 말도 먹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교장, 교감의 진정한 권위는 무엇일까?
갑자기 생뚱맞은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내 나름대로 붙여 잡고 있는 가치관이 있다. 권위는 섬김과 희생에서 시작된다고. 삶 속에서 작은 섬김, 작은 희생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내 것을 나눌 때 마음 문을 연다.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라면 꼭 기억해야 한다.
섬김. 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