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교감 일기 12화

교감, 무한책임?

무책임한 교감은 되고 싶지 않다!

by 이창수

무한책임



자신이 모두 해야 될 것처럼 무한 책임을 가지고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으려는 것은 욕심이며 탐심이다!



출근길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다 보면 정치인 또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인터뷰 내용 중에 '무한책임'이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국민의 뜻을 헤아려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무한책임이라는 말과 함께 자주 쓰는 용어가 '무책임'이다. 책임지지 않는 경솔한 행동을 일컬어하는 말이다.



무한 책임과 무책임, 두 단어 사이의 간격이 참 크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무한 책임은 경제적 용어인 것 같다. 채무자의 재산 중 일정액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재산을 담보로 채무를 갚아야 하는 책임을 말한다. 반면 무책임이라는 말은 맞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



사람이 신이 아닐진대 어떻게 모든 것에 책임을 질 수 있을까?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말속에 혹시 인정을 받으려고 하고 존경을 받고자 하는 의도가 짙다면 아마도 이것은 허울뿐일 가능성이 크다.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무한 책임을 진다는 말을 내뱉는 사람은 말하기 전에 먼저 삶에서 드러난다. 자신의 자리에 걸맞은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말 뿐인 사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면에서 무한 책임을 진다는 표현보다는 책임에 진심을 보이겠다는 표현이 어떨까?



교감으로 생활하다 보면 담임 선생님들이 고충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과 관련된 일도 있다. 학생의 일은 담임의 일이라며 남 몰라라 할 수 없다. 담임 선생님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교감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 걱정하지 말아요. 저에게 전달해 주시면 제가 해당 학부모랑 통화할게요. 선생님은 학급에 집중하세요. 선생님과 모종의 약속을 했다. 어제부터 학부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고 있다. 한 번에 통화가 연결된 적이 없다. 두세 번 연결될 때까지 시도해 본다. 다행히도 학교 전화번호가 찍힌 곳으로 전화를 주시거나 몇 차례 통화 시도 끝에 통화가 된다. 아마도 교감이 통화하니 학부모도 긴장한 목소리가 역력히 드러난다. 이렇게라도 담임 선생님의 부담을 덜어 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무한 책임을 질 수 없지만, 무책임한 교감은 되고 싶지 않다!




KOR9788932821030.jpg



keyword
이전 11화교감, 책으로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