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다. 한 주간의 학교 생활을 마치고 평화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날이다. 물론 생각한 대로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쓰이는 토요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출근을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마음이 참 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나의 토요일 생활 루틴은 새벽 4시 30분부터 어김없이 시작된다. 교회에 갔다가 교회 청소를 마치고 24시 전주콩나물국밥집에서 지인분들과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각은 거의 오전 7시 30분이다. 3시간 동안 나름 열심히 주어진 역할을 하고 돌아온 뒤 아내랑 오래간만에 식탁에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에 집 근처 수목원에 산책을 다녀오는 일은 토요일에 누릴 수 있는, 우리 부부에게 주는 선물 중에 하나다. 자동차로 10여 분만 가면 되는 거리에 상쾌한 수목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생활 조건이다. 나무가 뿜어내는 각종 피톤치드는 정신과 육체를 모두 건강하게 만든다. 각종 나무가 서식하고 있는 수목원에는 나무의 종류를 상세히 알려주는 이름표를 붙여 놓아 나같이 식물에 문외한인 사람은 저절로 식물과 친숙하게 된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수목원에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 휴식을 갖는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정서와 학습 그리고 뇌>에 의하면 휴식 중일 때 확산적 사고, 독해력, 기억과 같은 인지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보인다고 한다.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샤워를 하면서 창의적 통찰을 얻듯이 휴식은 게으름이 아니다.
<50 이후, 더 재미있게 나이 드는 법>의 저자 스벤 뵐펠은 노화에 미치는 7가지 영향으로 "마음가짐, 식사, 운동, 수면, 호흡, 이완과 휴식, 사회관계"를 말한다. 최대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건강해지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휴식을 취하는 것은 다르다. 현대인에게 걷기는 휴식을 취하는 탁월한 방법 중의 하나다. 걷기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도 할 수 있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정신적, 육체적 고된 일 뒤에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 특히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 한다. 휴식은 노동과 창작 그리고 내일을 도모하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