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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환 Jun 11. 2023

모두가 아는 그 브랜드

COSMOGRAPH DAYTONA

롤렉스를 부정하는 건 haute horlogerie에 대한 부정이나 마찬가지. 샤넬을 제하고 오트 쿠튀르를 논할 수 없듯, 롤렉스를 떼어놓고 시계를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자체 개발한 방수 케이스인 오이스터oyster와 데이데이트에 적용된 요일 전체를 시계에 표시하는 방식, 시계 브랜드 부동의 매출 1위 등은 고금을 막론하고 견고한 롤렉스의 입지를 뒤받친다.



그러나 유명무실한 리테일가 위에  덕지덕지 붙은 프리미엄과 소비자를 비웃는 듯 도를 넘어선 줄 세우기에 시계 애호가로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 마치 유가증권처럼 시세 그래프가 떠돌아다니고, 롤렉스만 취급하는 중개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더이상 손목 위 롤렉스에서는 시계에 대한 깊음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시계를 사랑하고, 시계에 대한 글을 쓰면서 바라는 점은 롤렉스를 투자상품으로, 부를 과시하기 위한 도구로만 쓰는 현실이 바뀌는 것. 감가가 적은 것 외에도 우리가 롤렉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치니까.



서론이 길었는데, 이 시계의 이름은 오이스터 퍼페추얼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오이스터는 롤렉스의 방수 케이스를, 퍼페추얼은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를 의미한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는 롤렉스의 컬렉션 중 유일한 크로노그래프 모델.  코스모그래프는 우주를 기록한다는 뜻이다. 시간은 천체의 움직임에서 비롯되는 개념인데, 이를 기록하는 인간만의 방식이 크로노그래프.  데이토나는 미국 영토에서 최초의 스피드 기록이 탄생한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에서 유래했다. 전설의 데이토나 24시 내구耐久 레이스를 롤렉스가 후원한다고.  베젤과 미닛 트랙, 다이얼 위 세 개의 카운터까지 총 다섯 개의 원은 데이토나의 아이코닉 디자인. 크로노그래프 카운터가 포함된 시계 중 데이토나만큼 아름다운 시계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데이토나 외에도 롤렉스에는 유일한 캘린더 기능을 탑재한 스카이드웰러, 가장 깊은 바닷속 모험을 함께한 딥씨, 요트 경기를 위한 레가타 크로노그래프의 요트마스터II까지 최고의 컬렉션들이 존재한다. 투자나 과시가 아닌 haute horlogerie로 접근했을 때 가장 빛나는 브랜드가 롤렉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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