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SEA CHALLENGE
커팅엣지의 대명사 격인 21세기, 조각내어 들여다보면 매일의 괄목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요즘이다.
”손목 시계를 요새 누가 보나“ 시계를 과거에 귀속돼버린 것으로 치부하는, 마치 굵직한 진리나 탐득한 양 뱉어대는 말이지만 시계 산업은 다행히도(?) 긴 역사에 새로움을 장식하며, 그 경탄의 조각들을 잇는 중이다.
땅에서 태어나 땅을 밟은 채 살아온 인류지만 삶의 터 너머를 향해 끊임없는 호기심의 시선을 던지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 수많은 눈동자에 비춰진 이미지들은 첩첩이 쌓여 인류가 꿔온 ’꿈‘이 되었고, 우리들의 삶에 적당히 녹아들어 그 비옥(肥沃)을 일궈내고 있다.
정성이 빚어낸 결실인가 2012년 3월 26일, 실험용 #딥씨챌린지 가 잠수정의 원격조정 팔에 올려진 채 제임스 카메론은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 10,908m까지 단독 잠수에 성공했다. 이는 1960년 1월 23일 해양학자 자크 피카르와 미 해군 중위 돈 윌시의 10,916m 잠수에 이은 세 번째 최심부 탐사 기록이자 최초의 단독 잠수 신기록. 20세기 잠수 여정을 맡은 심해잠수정 트리에스테의 외부에도 딥씨스페셜 이 었었다고.
두 번의 쾌거를 기념하고자 2022년 선보인 #롤렉스 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딥씨 챌린지’ 케이스백에 ‘Marina Trench’와 역사적인 두 날짜를 새긴 이 시계는 인류사의 교과서라 할 수 있겠다.
가격은 3천3백33만 원. 바다향 찔끔 풍기지 않고 심해의 기운을 가득 눌러담은 시계 치고는 나름 합리적이지 않은가. 넘쳐나는 수요가 롤렉스를 투자 수단으로 만든 건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단순히 자산만으로 취급하는 건 #딥씨챌린지 에게 큰 죄짓는 일. OYSTER PERPETUAL이란 이름에서 잘 드러나듯 바닷속 굴처럼 ‘바다로운’ 시계니까.
모든 시계가 그렇지만 롤렉스는 알고 찼을 때 더 빛나는 시계다. 골드러시 속 한 명의 광부가 되지 않으려면 알고 줄 서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