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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환 May 20. 2023

바다이야기

DEEPSEA CHALLENGE

커팅엣지의 대명사 격인 21세기, 조각내어 들여다보면 매일의 괄목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요즘이다.


”손목 시계를 요새 누가 보나“ 시계를 과거에 귀속돼버린 것으로 치부하는, 마치 굵직한 진리나 탐득한 양 뱉어대는 말이지만 시계 산업은 다행히도(?) 긴 역사에 새로움을 장식하며, 그 경탄의 조각들을 잇는 중이다.


땅에서 태어나 땅을 밟은 채 살아온 인류지만 삶의 터 너머를 향해 끊임없는 호기심의 시선을 던지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 수많은 눈동자에 비춰진 이미지들은 첩첩이 쌓여 인류가 꿔온 ’꿈‘이 되었고, 우리들의 삶에 적당히 녹아들어 그 비옥(肥沃)을 일궈내고 있다.


정성이 빚어낸 결실인가 2012년 3월 26일, 실험용 #딥씨챌린지 가 잠수정의 원격조정 팔에 올려진 채 제임스 카메론은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 10,908m까지 단독 잠수에 성공했다. 이는 1960년 1월 23일 해양학자 자크 피카르와 미 해군 중위 돈 윌시의 10,916m 잠수에 이은 세 번째 최심부 탐사 기록이자 최초의 단독 잠수 신기록. 20세기 잠수 여정을 맡은 심해잠수정 트리에스테의 외부에도 딥씨스페셜 이 었었다고.


두 번의 쾌거를 기념하고자 2022년 선보인 #롤렉스 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딥씨 챌린지’ 케이스백에 ‘Marina Trench’와 역사적인 두 날짜를 새긴 이 시계는 인류사의 교과서라 할 수 있겠다.


가격은 3천3백33만 원. 바다향 찔끔 풍기지 않고 심해의 기운을 가득 눌러담은 시계 치고는 나름 합리적이지 않은가. 넘쳐나는 수요가 롤렉스를 투자 수단으로 만든 건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단순히 자산만으로 취급하는 건 #딥씨챌린지 에게 큰 죄짓는 일. OYSTER PERPETUAL이란 이름에서 잘 드러나듯 바닷속 굴처럼 ‘바다로운’ 시계니까.


모든 시계가 그렇지만 롤렉스는 알고 찼을 때 더 빛나는 시계다. 골드러시 속 한 명의 광부가 되지 않으려면 알고 줄 서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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