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테 크로스와 VC에 무슨 말이 필요한가.
과학기술을 캐주얼하게 정의하면 ‘자연 법칙에 맞서온 인류의 역사’ 정도가 되겠다. 중력을 이겨내 수십 수백 톤의 고철 덩어리를 하늘로 띄워보내거나 공기 저항을 비롯한 각종 항력을 거스른 채 극한의 스피드를 보여주는 모터 스포츠는 한계에 굴하지 않은 인류가 얻어낸 것들이다.
다양한 과학기술의 산물 중 금(今)세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두 가지를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철도와 시계라 답할 것이다. 증기기관의 발명과 더불어 철도가 대륙의 곳곳을 연결하기 시작한 19세기에는 출발지와 도착지에서 시간을 다르게 표시해 열차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시계의 역사는 철도의 그것보다 길어 시간의 개념이 지역별로는 정립되어 있었지만 경도 차이에 따라 시차가 발생한다는 개념은 생소했기 때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탄생한 것이 그리니치 표준시(GMT)다.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의 이동으로 풍요를 도모한 철도와 필수불가결의 존재인 시계는 이처럼 끈끈한 역사를 공유한다.
양자의 깊은 연관성을 한 몸에 담아낸 것은 바쉐론 콘스탄틴의 트래디셔널Traditionnelle. 날카로운 분침이 훑고 지나가는 미닛트랙은 레일웨이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의 시대지만 이름에 걸맞게 매뉴얼 와인딩을 고수하는 정통파.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이 고급스러운데, 귀족스럽게 아름다운 거라 올드머니 스타일과 잘 어울린다. 드레스 워치지만 딱딱하지 않고, 직선과 곡선의 조화가 훌륭한 시계.
쓰고 보니 구구절절한 설명이 의미가 있나 싶다. 말테 크로스와 밑에 쓰인 VACHERON CONSTANTIN. 무슨 할 말이 더 필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