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환 May 24. 2023

다윗을 응원한다면 NAVITIMER

독립 브랜드 BREITLING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속성은 지금을 빛나게 하는 원천. 우리는 카메라를 들거나 음악을 듣고, 과거를 헌사하며 소중한 순간을 가슴 속에 묻어둔다. 완벽한 회귀가 불가능하기 때문일까 고이 접어둔 지난 날의 기록을 펼쳐보는 건 인류의 오랜 습관. 한 시대를 풍미한 유행이 되돌아오는 것도 과거를 놓지 않는 인간의 성정 때문일 거다.


장롱 속 케케묵은 옷들이 오늘의 주인공이 되는 것처럼 시계에도 유행 사이클이 존재한다. 현재는 40mm 전후의 작은 케이스가 트렌드의 중심인데, 대세의 물살을 거스르는 46mm의 내비타이머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조종사에게 필요한 모든 계산이 가능하도록 회전 슬라이드 룰이 있는 크로노그래프 시계, 내비게이션 타이머Navigation Timer는 1952년생. 육해공을 정복하는 건 인류의 오랜 숙제인데, 공(空)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는 마초적인 시계다. 12시 방향 AOPA(Aircraft Owners and Pilots Association)의 윙 로고는 파일럿 크로노그래프를 상징하고, 베젤을 생략한 디자인은 세련미를 배가하는 훌륭한 선택이다. 1962년 우주비행사 스콧 카펜터와 함께 우주로 나간 시계는 브라이틀링의 내비타이머였다고.


내비타이머의 케이스가 큰 이유는 기능을 눌러담은 도구이기 때문. 디자인으로 사람을 홀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파일럿을 위해 존재하느라 그렇다. 럭셔리 워치 시장은 모기업들의 싸움판이라 봐도 과언이 아닌데, 묵묵히 독립 브랜드로써 전장으로 향하는 브라이틀링에게 엄지를 척 세워주시길.


이전 14화 요트와 시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