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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환 Aug 09. 2023

네모 시계

취향을 찾아나선 멋쟁이들에게 권합니다.

선과 선이 만난 부분을 우리말로 ’모‘라고 합니다. 접미사를 결합한 표현인 ‘모나다’는 둥글지 못한 말이나 까다로운 행동 혹은 형태를 의미합니다. 선과 선, 면과 면이 만나 각을 이뤘을 뿐인데 우리말에선 대상에 부정의 탈을 씌우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어쩌면 튀는 것을 지양하는, 어른 말씀이라면 일단 잘 들어야 하는, 개성보단 획일을 선호하는, 역시 둥글둥글한 사람이 좋구나 여기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언어에 녹아든 것이라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선들이 모여 만든 꼭지점 하나일 뿐인데 지나친 날카로움을 부여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개성을 고집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처럼요.


그런데 국어사전 속 ‘모나다’의 뜻 중 가장 밑에 적힌 의미가 재밌습니다. ‘물건이 쓰이는 데 유용한 구석이 있다.’라 쓰여 있는데, 좀 전과는 아예 결이 다릅니다.


시계 역시 둥근 게 주류입니다. 뭐든 둥글둥글하면 좋다고 보기 때문일까요 둥근 시계를 향한 애호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분명합니다.


이럴 때 각진 시계는 어떤가요? 전형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는 점, 주류에 편승하지 않는다는 점. 이런 거창한 이유 제하고 봐도 예쁘잖아요. 시계에 난 ‘모’는 그 마지막 뜻처럼 당신의 삶 속 어떤 경우에 분명 유용한 구석이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대중성과 한 발 멀어지는 건 취향을 갖는다는 것과 맥이 같습니다. 만약 자신이 취향을 찾으려 첫 발을 내딛는 용감한 멋쟁이라면 whatif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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