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2)

K는 소위 말하는 마당발을 가진 사람이다

by 아이언캐슬

K는 소위 말하는 마당발을 가진 사람이다. 주변에 얼마나 많고, 다양한 부류의 친구들과 후배들이 그를 따르는지 늘 부러움을 산다. 희한하게도 그의 주변에는 선배들이 별로 없다.


아니 선배가 없다기보다는 선배들도 친구로 만들어 버리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듯하다. 심지어 나에게는 두 해나 위인 선배와 우연히 함께 자리한 적이 있었는데, 그와는 친구 사이라 해서 한동안 세 사람의 관계가 난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후 서열 정리는 따로는 선후배, 함께는 친구로 정해져서 나로서는 손해 볼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마도 그에게 친구가 많은 가장 큰 이유는 '배려'인 것 같다. 그의 배려심은 남달랐다. 후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오히려 희생이라는 용어가 더 어울릴 듯하다.


그는 맺고 끊음도 확실한 편이었다. 아니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박차고 일어나는 스타일이며, 남에게 쉽게 자신의 고집을 굽히지 않는 편이었다. 어쨌든, 그에게 다양한 부류의 해결사 친구들(음악, 미술 등 예술계, 회사, 다양한 공무원, 건축업, 경찰 및 법조계, 심지어는 종교계까지)이 있어 사회에서 곤란한 일들이 생기면 그에게 이야기하면 대부분이 바로 해결이 되니 얼마나 든든한가. 물론 나 또한 그 해결사 중 하나였다. 가끔 다른 친구들이 나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 때면 그를 통해 나에게 의뢰를 하곤 했다.


그는 원래 재력가인 집안에서 자란 데다, 일찍이 사업으로 성공하여 남들이 부러워하는 40대 후반의 조기 백수 생활을 하고 있었다. 백수란 직업이 사실 쉬울 듯 하지만 매우 힘든다는 것은 실제로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키가 180cm에 가깝고, 군살이 별로 없는 약간의 근육질에다가, 어릴 때부터 공부보다는 운동을 좋아해서 유도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이었다. 술은 한 번 마셨다 하면 밤을 새우기가 수도 없었고, 담배도 하루에 몇 갑을 쉽게 태워버리는 골초이기도 했다.


마지막까지도 그러했지만, 그는 남에게 얻어먹기보다는 늘 먼저 일어나 계산을 하는 편이었다. 나도 남에게 신세를 지면 꼭 갚아야 하는 성격이라, 나와는 계산대에서 실랑이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이러한 그의 성격 때문인지 주변에는 늘 친구와 후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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