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에 서 있는 아기 사슴을 보다가,
올해를 버텨 온 제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완벽하게 곧게 서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쓰러지지 않고 겨우 균형을 잡고 있는 자세.
삐걱거리면서도 하루를 견디고,
다시 내일을 향해 한 발 더 내딛는 마음 말이에요.
이 브런치북은 그런 마음으로 써 내려간
‘조금 기울어져도 서 있는 한 해’의 기록입니다.
일과 관계, 가족과 돈 걱정, 몸과 마음의 기복 속에서
그래도 나를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날들의 작은 메모들을 모았습니다.
커다란 변화를 약속하지도,
멋진 해답을 알려주지도 못할지 모릅니다.
다만 언덕 위에서 휘청거리며 서 있던 누군가의 이야기가
당신의 오늘과 살짝 닿을 수 있기를,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조금이라도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묶었습니다.
조금 기울어져도 괜찮았던,
그래도 끝내 서 있었던 우리의 한 해를
함께 천천히 돌아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