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를 바라보며 내 정원을 가꾼다
2화-여름, 고개를 숙여본다는 것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고개를 든 대신 천천히 숙이기로 했다.
아래 작은 물웅덩이를 오래 바라보며,
그 위에 고여 있는 빗방울들을 지혜의 방울이라고 믿어 보기로 한다.
내가 가꾼 이 정원이 정말 ‘나만의 것’인지,
아니면 저 멀리 떠다니는 해파리처럼
그저 스쳐 가는 자유를 부러워하며 바라보고만 있었던 것인지,
몇 번의 여름 동안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지켜본다.
이 여름 시리즈는 고여 있는 것들, 떠다니는 것들,
그 사이에서 내가 무엇을 끝내 선택해 가꿀 것인지
고개를 숙여 들여다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