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굴 속 새해 바라보기
4화- 겨울 여우굴에 숨어서, 세상 밖을 살짝 엿보는 밤
카페 밖으로 흘러나오는 신나는 노래..
반짝거리는 조명들...
‘올 한 해 어땠냐’고 서로 묻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도
마음은 좀처럼 그 리듬을 따라붙지 못하는 밤.
계속 남들과 비교해 보지만
정작 나는 얼마나 버텼는지, 얼마나 자라났는지
숫자로는 잘 헤아리지 못한 채 조용히 웅크려 있다.
그래도, 그렇게 숨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이 밤에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 보고 싶다.
“올해를 버틴 당신, 분명 성장하고 있어요.
여우굴 속에 있던 시간들까지 모두 포함해서,
정말 잘해왔어요.”
이 겨울 시리즈는 세상과 나 사이에 거리를 둔 채 새해를 멀리서 엿보는 마음에 대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