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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Jul 31. 2023

행복할 준비를 한다

우연찮게도 직원들 중 대표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 직원이 나였다.

대표님은 나에게 꿈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대표님이 운영하는 이런 매장으로 시작해서 크게는 수십 수백 개 매장을

가지고 있는 사업가가 되고 싶다며 답했던 적이 있다.


나의 대답을 들은 대표는 장사를 함에 있어서 그리고 사업을 함에 있어서도

정말 중요하고 알아야만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고객에게 편리함과 행복함을 주면 그것이 어떤 장사, 사업이 되었든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해답을 바로 찾을 수는 없었다. 

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지금의 기준에서 어떻게 해볼까 라는 스스로의 우물 안에서만 생각을 해서 인지

해답을 찾는 건 시간이 조금 걸렸다.



겨울이 다 와서야 끝날 것을 예상했던 신규 프로젝트를 훨씬 앞당겨 가을에 최종적으로 끝내게 되었다.

작업을 하기 전 업체에서 5천만 원 정도 예상했던 금액을 셀프로 진행해 2천만 원 정도에서 마무리짓게 되었다.

내가 직접 설계해서 작업하고 인테리어를 배치했기에 원하던 배경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회사임원들과 대표까지도 결과물을 만족하였고 나는 뭔가 공허했다.


전국에 수많은 매장 중 매번 사고가 생기던 매장이었던 곳을 안정화시켰고

직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직원들이 웃으며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회사에서 진행하려던 프로젝트를 홀로 진행하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었다.


회사에 헌신하고 노력했던 나를 임원진들도 인정하기 시작했고

프로젝트를 모두 끝낸 날 임원진들과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밥을 먹을 때

이전까지의 노력과 결과물들에 대한 보상이 약속되었다.

회사에서의 신규 사업을 함께 진행할 것이고 서울에 거주할 집을 해결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승진까지 약속되었고 함께 서울에서 성공가도를 달려보자며 이사와 잔을 부딪혔다.


매장은 새로 올 점장에게 인수인계와 서울에서의 신규사업진행 거주할 집등 해결하는데 시간은 조금 걸릴 것이니 다가올 봄쯤에 서울상경이 예정되었다.


입사하고 꿈에 그리던 서울본사에서의 출퇴근과 승진까지 그리고 집까지 해결해 준다는데 마냥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점점 나라는 사람을 잃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임원진들과의 자리를 마무리하고 내가 거주하던 원룸빌라 가득한 내 작은 보금자리로 향했다.

집으로 가기 전 편의점에 들러 오늘 기분이나 내볼까 하며 내가 좋아하는 수입맥주 4캔 11.000원에 구매하고 털레털레 집으로 돌아갔다. 매번 퇴근하고 샤워 후 차가운 맥주를 마시는 순간만큼은 세상 무엇 부럽지 않은 나만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전까지는 계속 그래왔는데 어째서인지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인데 행복한 것 같지 않았다. 퇴근 후 매일이 오후 11시가 다된 시간이었고 그래서인지 매번 혼자인 시간이었다.

일상을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인지 더욱이 외로웠다. 그래서 더 책을 읽었고 글을 쓰며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지도 알리지도 않을 그런 글들을 혼자 써 내려갔다.

너무 외롭고 적막만 가득한 5평짜리 원룸 방 안에서 쓸쓸하게도 나를 채워줄 것이라고는 집에 오는 길에 사 온 맥주밖에 없었다. 이미 다 미지근해져 버린 맥주를 남겨둔 채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본가에 내려가야지 하며.



내가 어려서부터 자라왔던 부모님이 계시는 본가는 영화에서 나오는 물 좋고 공기 좋은 그런 시골이다.

집 대문을 열면 광활하게 펼쳐진 논과 밭이 가득한 장소이기에 

본가에 내려가면 항상 뻥 뚫린다는 기분을 느끼고는 한다.  


본가에 내려갈 때마다 나는 먹거리를 주로 사가고는 한다.

치킨이나 피자등 도시에서는 손쉽게 먹는 음식이지만 시골에서는 이것조차 먹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차를 타고 30분 이상은 나가야지 먹을 수가 있는데 포장이라도 해온다면 왕복 1시간이 걸리기에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매번 다 식어버린 음식을 먹게 된다. 그래서인지 나는 어려서부터 그런 불편함을 겪으며

다 식은 음식을 먹게 되고는 했다. 이번에도 포장해 간 음식을 가족들과 먹으며 문득 이런 게 시골에 있으면 참 편하고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문득 아버지에게 이런 음식을 파는 가게를 시골에서 장사한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어떤 미친 사람이 그런 무모한 짓을 할 것 같냐고 망하려고 작정하지 않고서야 그럴 일을 할 사람은 없을 거다라고 단정하시던 아버지셨다.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 친구들을 만났고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식당도 없기에 캔맥주 몇 개를 사서 

동네 정자에 앉아 이야기를 했다. "이런 시골에서 치킨집 하면 어떨 것 같아?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치킨집 있잖아! 전지현 씨가 광고하는 그 치킨집!"

반응은 아버지와 같았다. 친구들 또한 그런 미친 짓을 누가 하겠냐며 말하며 행여나 그런 생각하지 말라며 나의 생각을 만류하였다.


그날의 내 생각을 모두가 만류했다. 

어쩌면 그날의 사람을 100명을 만나도 그 모두가 나를 만류했을 것 같았다.




친구들과의 자리도 정리하고 집으로 가는 내내 시골에서 장사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곳이라면 무조건 성공할 것 같았다. 내가 원하던 사업을 하기 위한 훨씬 빠른 지름길 같은 선택일 것 같았다. 그런 생각에 밤새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계속된 창업할 생각에 잠이 오지를 않았다.

챙겨 왔던 책 한 권을 다 읽었고 잠자리에 들기 전 볼 때마다 잠이 오던 영어인강도 그날따라 잠이 오기보다 집중이 될 정도였다. 정신은 한없이 맑았고 가슴은 두근거렸다. 선택할 순간이 찾아온 것 같았다.


이런 시골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라면 그것만큼의 고객에게 편리함과 행복함은 없을 것이기에


날이 밝았고 긴장되고 들뜬마음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 전화를 했다.

"저 가맹문의 좀 드리려고요! "


그날 처음으로 행복이라는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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