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사에 가맹문의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업과장과 만나 미팅을 했고 가맹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장사할 곳의 건물을 계약했고 인테리어 공사까지 바로 시작되었다.
한 달 이상은 소요될 것이기에 회사에서의 일들을 정리하기엔 시간이 충분하였다.
회사 이사와 대표에게 나의 퇴사를 알렸다.
꽤나 놀란 눈치였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모든 직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나의 퇴사였다. 그만큼 일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가득했다. 회사와 나는 서로가 함께 성장하기를 바랐고
계속해서 함께할 줄 알았다. 그렇게 생각했던 만큼 회사에서 나에 대한 지원은 파격적이었지만
스스로 모든 걸 내려놓았다.
어쩌면 대표처럼 되고 싶었다. 전국에 수십 개의 매장을 가지고 요식업 사업뿐만이 아닌 다른 여러 방면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그처럼 나도 성장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의 그늘을 떠나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회사 내에서 성장하여도 결국엔 그의 직원이고 그의 사람이기에
내 것을 찾아 떠나보기로..
퇴사의사를 전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점장이 나타났다.
최대한의 인수인계와 일처리를 도와주었다. 내일 당장 그만두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였지만
떠나기 전까지도 매장에 대한 걱정이 컸기에 가능한 점장이 일에 적응될 때 까진 옆에 있어주었다.
시간도 빠르게 지나 마지막 근무하는 날이 찾아왔고 조금은 시원섭섭한 마음이 하루종일 지속되었다.
몇 년을 함께했던 직원들과 함께 떠나지 않고 먼저 떠난다는 게 조금은 마음이 아플 정도였다.
일과가 끝나기 전 그동안 가까이 지냈던 상사분들과 연락을 했다.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며 통화를 종료했고
대표님은 직접 매장으로 찾아오셨고 잠깐의 마지막 미팅을 가지게 되었다.
떠난다는 것에 나쁜 마음은 없고 잘돼서 나간 것이기에 나의 결정을 지지해 주셨고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언제든 돌아오길 바란다며 말씀해 주셨다.
마지막까지도 감사했다. 그리고 이제야 조금은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
임대한 상가를 공사하는 내내 건물 외벽에는 오픈날짜와 브랜드명을 기재한 현수막을 부착해 두었고
그걸 본 인근 주민들이 놀란 눈으로 어떤 미친 사람이 이런 곳에 치킨집을 차린데? 하던 말을 듣곤 했는데
어느새 매서웠던 그날의 겨울에 나는 드디어 내 가게를 오픈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걱정을 가득 안은채 첫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시골에서 오픈했다는 것이 무색할 만큼 문전성시를 이뤄내었다.
첫날이니 만큼 오전 8시부터 장사를 준비하였는데 동네에 할머니들이 기다렸단 듯이
가게로 찾아와 연달아 주문을 해주셨다. 저녁시만이 피크시간임을 대비해야 했는데 계속된 방문으로 오후쯤부터는 부자재가 조금 부족한 상황이 나올 정도였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초도물품으로 시골에서 장사하는 만큼 도시권만큼은 주문이 들어오지 않을 것을 예상하여 발주된 물품들이 예상을 초과하여 발생한 일이었다.
기다렸던 분들이 헛걸음하시지 않기 위해 인근 도심에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에 전화를 해 물품들을 빌리러 다녔다. 저녁시간부터는 예상했던 바쁜 시간임을 증명하듯 주문이 폭주했고 방문했던 본사 운영과장도 당황할 정도였다. 지인들까지 방문하여 새벽까지 진행한 그날의 첫 장사는 대박이었다.
세상이 온통 어두워진 그날의 새벽 가로등하나 켜져있지 않는 시골동네에서 나는 웃으며 퇴근할 수 있었다.
공허했던 속이 이제야 조금은 채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털레털레 힘없이 퇴근하던 발걸음이
어느새 당차고 힘 있는 발걸음으로 바뀌어 내일이 기대되는 삶으로 바뀌었다.
돌아본 지난날의 직장생활이 고마웠다. 어쩌면 내 인생에 마지막이었을 직장생활이었던 그곳에서
힘들었던 만큼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어떤 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도 쓰러지지도 않을 자신도 생겨났다. 앞으로가 기대될 두근거림 가득한 매일이 찾아올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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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의 장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