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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Jul 31. 2023

매장을 바꾸고 사람도 바뀌고

요즘에는 셀프(self)라는 용어로 시작이 되는 표현이 많다

셀프시공, 셀프인테리어, 셀프설치, 등등등...

무엇이 되었든 셀프로 하기에 비용도 절감되고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실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혼자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보고 처리하고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과정들이

숨어있기에 시작은 화려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셀프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나타난다.

그렇기에 초보자가 시작한 셀프 시공, 인테리어, 공사 들은 조금은 화려함과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한다.


코로나가 극에 달 했을 때 캠핑족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사람이 없는 곳이라면 그곳이 캠핑장이라고 한다.

나만 알고 있는 한적한 장소, 경치와 환경이 아름다운 장소만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지 누구든지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인기가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매장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시점에 때마침 캠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매장 전체를 바꾸어야 했다.

3층짜리 건물 한 채와 2층짜리 건물 한 채를 각 건물마다의 다른 느낌의 변화가 가미되어야 하기에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예상되었고 시공을 진행할 견적도 만만치 않았다.


그렇기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시점에 최저비용으로 셀프로 만들어보라고 한다.

매장 전체에 페인트를 다시 칠해야 하고 야외 테라스와 루프탑에 방수페인트와 인조잔디 설치

그리고 인테리어 전체를 나 혼자서 바꾸어야 했기에 소요시간이 꽤나 예상이 되었다.



장사를 하는 매장이다 보니 이것저것 매장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캠핑장으로 변화시킬 시간은 하루 넉넉잡아도 2시간 남짓이었다.

페인트작업도 한번 칠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1차 작업 후 며칠 시간이 지난 후

한 번 더 칠하는 2차 작업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 번 더 칠한다면 총 3번의 페인트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페인트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인조잔디를 새로 깔고 외벽 난간에 방킬라이 목재로 새로운 외벽을 만들었다.

목재외벽을 만들면 특성상 환경에 의해 썩거나 부식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에

목재페인트를 칠 해줘야 만한다. 이것 또한 2번 이상 칠해야 줘야 하는 작업이기에 시간이 꽤나 걸렸다.

 

매번 시간은 부족하고 마무리는 빨리 지어야 했기에 방해받지 않는 시간은 새벽시간이었다.

오전 5시쯤 되면 해가 어느 정도 떠있기에 작업을 진행할 시야는 충분히 확보가 되었다.

출근을 새벽 5시에 해서 저녁 마감시간까지 근무한다고 해서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내 일이니 빠르고 완벽하게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출근하는 날도 아닌 휴무일에도 나와 작업을 진행했고 노트북으로 매일 캠핑장느낌을 내줘야 하는 물품들을 알아보고 구매를 하였는데 이런 과정들에 특이하게도 불만을 가지는 파트타이머 한 명이 생겨났다.


이번 작업으로 인해 매장 라인에서 종종 빠지는 경우가 발생하다 보니 본인이 더 일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충분히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되어 알아듣게 설명도 해주며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어째서 인지 앞에서는 웃으며 알겠다고 말하던 그가 뒤에서는 내 험담을 하고 다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뒤에서의 험담을 본인의 친구들에게만 했다면 내가 평생 알 수가 없었을 수도 있다.

하필이면 같이 일하는 다른 파트타이머들에게 험담을 했고 

이야기를 들은 다른 파트타이머들은 모두 나에게 와 이런 일들이 있었다며 알려주었다.


매장에서 근무할 때마다 그래도 힘든 환경에 웃으면서 일했으면 해서 잔소리 한번 안 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했던 결과가 고작 이렇게 돌아오다니 싶었다.

앞에서는 나와 말장난하며 뒤에서는 험담을 늘어놓는 그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본인 혼자만의 불만과 감정들을 다른 파트타이머들에게 늘어놓으며 나를 깎아내리려 하는 

앞뒤 다른 녀석을 이야기해 보고 고쳐보고도 싶었지만

지금껏 사람이란 고쳐 쓸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홀파트장과도 이야기를 마쳤다. 고쳐 쓸 수 없을 것이니 그냥 바꿔 쓰는 게 맞을 것 같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 우리에게도 상처가 안될 건강한 선택일 거라고


평소에도 거짓말을 자주 하고 반복된 실수가 가득했던 녀석을 그래도 품고 있었는데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두 눈 뜨고 볼 수만은 없었기에 험담하던 파트타이머에게

처음으로 평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기 시작했고 녀석도 꽤나 당황하였다.

그리고 무슨 생각으로 뒤에서 그렇게 행동했냐는 말에 아무 대답도 못하던 녀석은 끝까지 고개만 숙인 채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런 어색하고 불편한 상황에 더 있어봤자 모두 불편할 것이기에 내가 먼저 퇴근하였고

매장이 마감하고 홀파트장에게 연락이 왔다.

그 녀석 그만둔데



정신없이 바쁘던 매일에 어긋나게도 매장의 변화는 훌륭해지고 있었다.

사람도 바뀌었고 매장도 바뀌고 있다.

그 녀석이 떠난 자리는 금세 다른 파트타이머로 대체되었고

매장은 훨씬 안정감을 되찾았다.


새로워지는 사람과 환경에서 나도 조금씩은 새롭게 변화가 되고 있었다.

캠핑장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고 있었고

회사 임원들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며 중간중간 매장에 찾아와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나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무엇인가 부족하고 비어있는 기분이었다.

퇴근하는 길 털레털레 걸으며 매일 돌아가는 나의 작은 쉴 공간

원룸빌라 가득한 장소에서 생각한 것은 이렇게 노력해도 내 것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낙엽 떨어지는 가을이 찾아오며 나의 마음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내 것을 찾고 싶었다. 도심에서 수많은 상가와 건물들에서 찾아내야 할 내 것을

이제는 내 장사를 시작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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