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걸 본인만 모른다.
남들은 다 아는데 옆에서 말을 해도 알아듣질 못한다. 아니 알아들으려고 하질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계속해서 떠난다.
"이것도 못하면서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겠냐 나 때는 안 그랬는데 요즘 애들이란"
이런 표현을 쓴다거나 생각한다는 것에 있어서 왜 이런 표현을 쓰게 된 건지와 상황들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보고 본인의 행적들을 돌아보길..
생각보다 문제의 실마리는 가까이에 있고 풀어헤쳐진 실타래 같은 한 줄의 실마리를
돌돌 말아 그 끝에 다가가 힘껏 당겨보면 내 몸이 당겨지는 것을 느낄 거야.
점장이 되어 매장을 관리하는데 브런치 파트와 홀파트의 안정화는 빠르게 진행되었고
매번 펑크가 나던 부자재 관리 문제와 인원문제 스케줄 문제들을 제일 먼저 해결하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힘들다며 퇴사하던 파트타이머 친구들은 더 이상 없었다.
직원들 그리고 파트타이머들까지도 매일 출근시간이 기대되고 빨리 출근해서
직원들과 즐기며 일해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게 내가 가장 원하던 그림이었다.
일하는데 힘들면서도 웃을 수 있고 아무리 바빠도 타인을 먼저 배려하며 매번 즐겁기를 바라던 마음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베이커리 파트에서는 계속해서 퇴사가 지속되었다.
그로 인해 베이커리파트의 스케줄은 계속해서 문제가 생겼고 일할 사람은 부족하고 휴무는 가져야 했기에
서울 쪽에서 직원들이 돌아가며 이곳으로 출장을 와주었다. 처음 베이커리 파트 직원들이 사직서를 쓰며
나와 이야기를 할 때 베이커리파트장에 대한 문제를 계속 거론하였고, 그 문제에 대해 파트장과 이야기를 했을 때 신입직원이었던 그들에 대한 부분들을 험담하고 본인의 행동에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중 중국인 직원이 입사하였고 2달 정도 근무를 했을까 돌연 그만둔다는 말을 듣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번에도 다름 아닌 베이커리파트장의 문제였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저런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한다. 너무 큰 상처를 받았기에
당분간은 일을 하고 싶지 않고 쉬고 싶다며 퇴사를 한다고 한다. 씁쓸했다. 양쪽 입장을 들어보았고 이번에도 파트장은 이전과 같은 방어적인 자세였고 오히려 더 당당해진 모습이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다른 파트에까지 조금씩 간섭 같은 행위를 하며 같은 직급자여도 본인보다 나이가 어리면
하대하는 행동들을 보였다.
홀파트 파트타이머들이 본인한테 출근하면서 왜 인사를 안 하냐며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거 아니냐며
나에게 따지듯이 묻던 베이커리파트장에게 굳이 원해하지도 않는 친구들의 인사를 왜 받으려고 하냐 그렇게 인사를 받고 싶으면 먼저 다가가서 가까워지려고 노력을 하고 인사를 받아보아라라고 말했더니 토라진 모습을 보이고 본인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 이후부터는 홀파트타이머 인원들을 업무적으로 조금씩 꾸짖기 시작하였고 내가 없던 시간에는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고 한다. 당시 홀파트장이 파트타이머 대신 사과를 하며 상황을 무마시켰다는데 여기서 이 상황을 제대로 잡지 않는다면 저번 매니저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질 것 같았다.
다짜고짜 찾아가 따지는 행동보다 조금 더 냉정하게 상황을 본 후 이성적인 접근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 브런치파트장과 매장에서 업무문제로 작은 말다툼이 일어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평소 감정적인 브런치파트장의 물러서지 않던 모습에 그도 적잖이 당황해 보였다.
잠깐의 상황이 정리되었고 작업대에 머리를 처박고 멍하니 있던 그는 대뜸 작업대를
주먹으로 쾅쾅 때리더니 저울을 던지고 마시던 커피를 매장 실습생에게 던져버렸다.
주방 한쪽 벽면에 한가득 세워놓은 철로 된 빵판을 발로 걷어차 매장 안 손님과 직원들 모두 놀랄 정도의 소리가 와장창 하고 크게 일어났다. 그런 후 매장 자동문 스위치를 주먹으로 쾅쾅 때리며 밖으로 나가 으아악!! 소리를 지르던 그를 보고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더 상대해주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따라나가 그와 이야기하지도 않았고 상황이 일어난 매장 안에서 고객에게 사과를 하고 놀란 직원과 벌벌 떨고 있는 실습생을 달래느라 바빴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사항들을 정리하여 회사 운영팀 과장에게 보고하였고 당일 저녁 대표와 미팅하며 모든 이야기를 마쳤다.
회사에서도 바로 새로운 파트장을 모집하였고 그도 눈치껏 하루 업무를 대충 마무리한 채 매일 면접을 보러 다니기 시작하였고 얼마 안 가 사직서를 쓰는 날 별다른 이야기 없이 퇴사처리를 시키고 마무리 지었다.
그렇게 6개월이란 시간 동안 그에게 상처받았던 사람이 10명도 넘었다. 얼마나 본인이 잘나고 대단하기에
타인에게 이렇게 상처를 준단말인가.
실력이 출중해서? 경력이 20년 가까이 되어서? 아니면 그냥 나이가 많아서?
20년 가까이 된 그의 경력에 비춘 실력은 출중하기는커녕 형편없기만 하였다.
빵이라는 게 그렇다 거짓말을 못한다. 정성 가득하게 제대로 된 레시피와 실력이 겸해지면 완벽한 빵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그의 제빵실력은 하루에 만들어야 하는 수량을 빨리 만들기만 하고 퇴근 후 워라밸을 가지는 것에 미쳐있었기에 볼품없는 빵만 계속해서 만들어내었다.
판매할 수 없을 만큼 의 빵을 만들었을 때 다시 만들라는 요구에 새롭게 나온 빵들도 똑같이 형편없었고
이런 사람 때문에 희생된 밀가루가 너무나 아까웠다.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손에 익지 않은 업무기에 시간이 좀 걸려도 꼼곰하게 레시피를 엄수하여 만들어진 빵이 베이커리파트장의 20년간 쌓아온 실력의 빵보다 훨씬 훌륭했다. 그러니 그는 신입직원들에게 업무적으로 나무랄 자격조차도 없었는데 그런 사람에게 애꿎은 잔소리에 상처받았을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어떠한 부분에서든 타인에게 상처를 줄 권리는 없다.
그것조차 깨닫지 못한다면 계속되는 굴레에 빠져 본인을 좀먹기만 할 것이다.
베이커리파트장이 그만두고 얼마 안 가 그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대형마트에서 빵을 굽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지방도시인만큼 베이커가 많지 않기에
동종업계에서는 일했던 사람에 대해 이매장 저 매장으로 소문이 난다. 문득 그 의 대한 소문을 알게 되었고
내가 담당하던 매장으로 오기 전 개명을 하고 들어왔다고 한다. 이전의 이름으로는 소문이 좋은 쪽으로 나진 않았기에 개명을 하고 취업을 했는데 첫출발부터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이름을 바꾼다고 삶이 바뀐다는 건 그래서 믿지 않는다.
실제로 이런 경우를 봤기에 나로서는 믿을 수가 없다.
본인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이름을 바꾸는 게 아닌 평소의 생각과 작은 행동들부터 바꾸어보자
좋은 생각을 자주 해보고 타인에 대한 작은 배려부터 시작한다면 시간이 지나 나의 작았던 배려심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어느새 배려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돼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