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는 자라고 있다
육아를 하다 보면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겪는다.
그럴 때면 이젠 조금 단단해졌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이 잠잠해질 즈음, 또 다른 일이 어김없이 이어진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중심을 잃고, 다시 흔들린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동안 몰랐던 나의 한계를 자주 마주한다. 괜찮을 거라 믿었던 순간에도 아이에게 화를 내고, 돌아서서 또 후회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다는 마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모든 게 무너진 것 같던 날도 있었다. 나를 다 소진시켜 더 이상 일어설 수 없을 것 같던 날들, 마음 같아서는 현실에서 멀리 도망치고 싶던 그런 날에도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내 손을 잡았다. 그 온기 앞에서 잠시 멈추었고, 나는 차마 그 손을 놓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나는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그 시간은 나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돌아보면, 그 시간 속에는 웃고 있던 풍경도 함께 남아 있다. 아이와 나란히 걷던 길, 아무 이유 없이 마주 보며 웃던 순간들처럼. 이 글은 그저 지나온 날들을 기록하는 일에 가깝다. 무너졌던 날도, 아이와 함께했던 풍경도 그 온도 그대로 남겨두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