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에서 전기가 나가는 일은 예삿일이다. 며칠씩 나가는 날에는 냉장고의 식재료를 모두 꺼내 빠른 시일 내로 처리하는 게 일인데, 냉동고에 얼려둔 고기들로 이 집 저 집 초대해 고기파티를 열기로 하고, 주변 가정에 음식을 나눠주는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근 한 가정서 4일째 전기가 안 들어온다며 식재료를 모두 꺼내 요리하는 데 시간을 다 쓰느라 곤하다고 했고, 그리고 밀린 빨래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핸드폰 배터리도 조금 남은 상태에서 연락이 닿았다.
그때만도 우리 집 전기 사정이 좋았기에, 일단 밀린 빨랫감부터 가지고 오라고 연락을 남겼다. 그러면서 같이 밥도 먹고 차도 마시자고 했다. 그런데 그 일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우리 집 전기가 ‘다음 차례’라도 된 듯 나가게 된 거다.
전기가 나가면 음식물 처리부터 쌓여가는 빨랫감 때문에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그래도 전기는 단수에 비하면 언제나 감사하다. 단수일 때는 화장실과 설거지 거리로 불편함을 넘은 불쾌지수가 최고에 이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간다에서 정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지만, 그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일상이 되었기에 또 그에 맞게 우리는 그날을 산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오늘은 전기 들어왔어요? 어서 전기가 들어오기를, 내일도 정전이면 연락 주세요.”라며 서로의 안부와 안녕을 묻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