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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꽃 Jul 06. 2023

새롭게 발견한 나의 취향

이사한 지 2주가 넘었다. 인터넷 연결 상태는 여전히 불통이다. 고치는 중이니 기다려달라는 말만 열흘이 넘게 듣고 있다. 그러면서 소통의 부재도 덤으로 겪는 중인 데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야.’라던 오래된 삶의 전제까지 깨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혼자 있는 게 좋아요.’ 했던 나였다. 그러나 돌아보니 혼자 있을 때마다 책과 음악에 그리고 여럿 SNS채널 등으로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실제로 대면하여 차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눈 행위는 없었지만, 책 속의 인물들과 SNS상의 이웃 글과 사진들이 끊임없이 교제의 대상이었음을 자각하게 되면서 급격히 외로웠다. 그리고 ‘아, 나는 혼자인 게 좋지만, 홀로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구나.’하고 취향까지 새롭게 발견했다.

이사한 이곳에는 앞과 옆으로 한국인 가정이 여럿 산다. 하지만 우리가 이사하기 며칠 전, 모든 가정이 방학기간을 맞아 출타했고 결국 넓은 컴파운드를 우리 네 식구가 누리게 됐다. 뛰거나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도 “Stop it”을 외치는 사람 하나 없어 누군가는 부러울 수도 있는 환경이지만, 크고 넓은 공간을 우리만 누리는 일에는 심심과 허전함이 동반되고는 한다. 여기에 요즘 우간다는 다시 우기 시즌에 들어섰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세찬 바람과 함께 한국 여름의 장맛비 마냥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는 한다. 그 빗소리를 들으며 차 한 잔 할 사람이 없으니 그 비가 왠지 심술궂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역시나 한 시간 전까지도 비가 내렸다. 나누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에 공감하고픈 마음들이 오늘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중이다. 그러나 사진 한 장을 여는 일조차 만만치가 않으니 이 고운(?) 마음들에 제대로 스크래치가 나는 요즘이기도 하다.


언제쯤 인터넷은 복구가 될까, 그리고 우리의 소통은 언제쯤 편해질까. ‘소통’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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