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편이 잭푸르트를 잡았다. 잡았다고 표현해야 할 것이, 알맹이 형태의 과육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형태로, 그것을 잘 분리해 내려면 과육을 싸고 있는 섬유질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문제는 이 섬유질이 질기고 끈끈해서 한 번 손질하고 나면 손은 물론이고 과도에도 끈끈한 액체들이 잔뜩 묻게 된다는 거다. 남편이 우간다서 처음으로 잭푸르트를 잡던 날은 손질 방법을 몰라 과도까지 통째로 버려야 했고 손과 옷에 묻은 끈끈한 액체를 닦느라 꽤나 고생한 경험이 있다.
사과나 배처럼 깎아 먹는다든지, 수박처럼 잘라먹는다든지, 귤처럼 껍질만 까서 먹는다든지 하면 좋을 텐데, 한 번 먹고자 하면 큰마음을 먹어야 하는 과일이다. 과일의 맛은 너무 좋지만- 한 번 맛보면 멈출 수 없고, 돌아서면 또다시 찾게 되는 맛이라고 해야겠다. 하지만 손질하기가 너무 귀찮다 보니, 많은 이들이 선뜻 찾지 않는다.
이제는 어느 정도 손질 방법을 터득한 남편이기에 잭푸르트를 잡을 때는 꼭 식물성 기름을 옆에 두고 시작한다. 물론 장갑과 과도에 식물성 기름을 잔뜩 묻히고 말이다. 그러면 끈끈한 섬유질이 신기하게도 묻지 않는다. 이후에 과도와 손을 씻는 일에도 편리하고 말이다.
한 시간가량 잡은 잭푸르트는 컴파운드에 함께 지내는 네 가정과도 나눴다. 꽤 큰 잭푸르트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가지고 들어온 것은 작은 지퍼팩 하나 양이었다. 남편에게 “괜찮아? 고생한 것 치고는 너무 양아 적다.” 했더니, 다음에 또 사서 먹으면 되지, 그리고 다 같이 먹으면 좋잖아 한다.
가끔, 아니 자주 내가 사는 이곳이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인 쌍문동>이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주안아, 목사님 댁에 수박 좀 가져다 드리고 와라.”하면 바나나를 한가득 가져온다. 또 “예주야, 도넛 좀 드리고 와라.”하면 꼭 다른 음식이 집으로 오고는 한다. 그렇기에 우리 손에 적은 양의 잭푸르트가 남아도 전혀 아깝지 않은 이유다. 그리고 이번에 잡은 잭푸르트 맛은 희한하게도 더없이 달달했다.
잭프루트(jack fruit)는 뽕나무과의 상록 교목이다.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아프리카, 브라질 등에서 과일 등으로 재배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타이완 남부와 중국 하이난에서 재배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국가 과일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낭카(Nangka)라고 불린다. 열매의 직경이 거의 1m 가까이 되며 수박보다 훨씬 크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큰 과일이다. [위키백과] 잭푸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