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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Jul 26. 2023

어질러진 책상

삐뚤거리는 글씨들

마음이 복잡하면 여지없이 책상이 어질러져 있다. 뭔가 정리되지 않고 계속 빙빙 돌며, 나 스스로를 괴롭히곤 한다. 맞다, 지금 스트레스가 꽉 찼다는 뜻이다. 


게다가 나는 예민하고 스스로를 옥죄는 스타일이라 작은 일에도 좌절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이기 때문에 늘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않으면 마음을 괴롭히다 끝내 몸으로 번져버리곤 했다. 


그래서 더욱 스트레스 해소법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나로부터 이 질문을 받게 되었다. 


"스트레스 관리 어떻게 하세요?"





비서는 순간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지금이야 조금 자유로워졌을지 모르지만 라떼에는…


1.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드는 것

2.     중요하지만 급한 종류의 여러 문제를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하는 것

3.     무척 어렵게 해결해 냈지만 기밀 유지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성과

4.     상사의 잘못도 나의 잘못으로 덮고 가야 하는 다소 억울한 상황

5.     성과평가에서 현업과 같은 선상에서 평가받지 못하는 것



등과 같이 차마 나열하지 못하지만 나를 스트레스로 가득하게 만든 것들이 정말 많았다.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세상 해맑았던 표정도 무표정으로 변해가고, 헤어숍에 가면 머리에 열이 남들보다 많아 탈모증상이 일어나고 있어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게 되며, 어떤 경락마사지사들도 풀어내지 못하는 어깨 뭉침과 더불어 살게 되는 것이다. 


어쨌든 무엇으로 라도 스트레스를 빨리 해결해야만 가벼운 머리와 마음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쏟아내고 탈진해 버리면 한 번은 압도적일 수 있겠지만 그 뒤로는 회복불가능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반드시 찾아서 항상 본인의 평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 





아직 방법을 찾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 추천해 보도록 하겠고, 이를 통해 스트레스 제로에 도전할 수는 없겠지만 부디 정신승리로 순간을 즐기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길 바라본다.


1.     호흡: 스탠퍼드대 의대 스트레스건강센터의 데이브 스피겔 박사가 권한 호흡법은 간단하지만 5분만으로도 기분을 개선해 준다고 하니 시간을 잠시라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우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이어 폐가 확장되면 다시 한번 더 들이마셔 폐를 최대한 부풀린다. 두 번째 들이마시는 공기가 첫 번째보다 적어도 상관없다. 그런 다음 들이마셨던 숨을 천천히 모두 내쉰다. 들이마실 땐 코로, 내쉴 땐 입으로 한다. 이 호흡을 5분 동안 반복한다. 별거 아니란 생각이 들지만 정말 기분이 가벼워진다.

지나영 박사의 호흡법도 유튜브를 통해 쉽게 배울 수 있으니 찾아보는 수고가 괜찮다면 지금 한번 시청하면서 익혀보도록 하자.


2.     걷기(산책): 체력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산책을 추천한다. 잠시 숨을 고르고 초록초록한 자연과 계절이 주는 아름다움을 맘껏 느껴보자. 그 속에 아주 작은 나를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차분해진 나를 느낄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에 아름다움에 점점 몰입하고 또 감탄하게 되는 것 같다. 내 핸드폰 속 사진첩에는 이름 모를 꽃들도 엄청 많다.


3.     그리기: 드로잉은 정적인 것들 중에 최고. 연필과 노트만 있어도 가볍게 집중할 수 있고 잡념을 떨칠 수 있다. 여러 블로그를 찾다 보면 꽃이나 캐릭터 색칠을 할 수 있게 프린터버전을 제공하니 한 장 뽑아놓고 칠하다 보면 분노가 어느새 잊히고 평정이 찾아온다.


4.     골프: 요즘 MZ들에게도 붐이 일었다고 하는데 골프도 스트레스 해소에 정말 좋다. 연습장에서 공을 때리는 그 타격감은 만족감을 높여주고 때때로 공을 내가 날려버리고 싶은 사람과 동일시해서 저 멀리 날리고 나면 도파민지수를 점점 올려주기 때문에 그 몰입감으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친구들과 라운딩을 가게 되면 경치 좋은 곳을 4-5시간 산책하면서 여유롭게 수다 떠는 즐거움도 더하게 된다.


5.     글쓰기- 글쓰기야 말로 나만의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결과를 가져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 중 하나이다.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비서의 업무환경에서 오롯이 나만의 생각과 바람들로 가득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전지전능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곳- 바로 글쓰기 안에서 가능하다. 

별 것 아닌 이야기들로 채우다 보면 시간 보내는 것도,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가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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