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NAH Jul 26. 2023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간다

어려운 결정을 잇달아해야 하고, 직원들의 원성을 듣게 되더라도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숙명을 가진 수장을 곁에서 볼 때마다,


심지어 큰일을 겪게 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인품을 느낄 때마다.

그런 것들은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다년간 훈련된 것에서 기인한 것인지, 같은 사람이지만 존경스러울 때가 많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야 그저 슬프면 울면 되고, 기쁘면 팔짝 뛰면 되고, 싫으면 욕하고 싸우면 된다지만

상사와 십여 년 지내온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감정에 동요되어 흥분한 상태를 본 적이 없으니.

어쩌면 그러한 태도가 경영자가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되는 외로움의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예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 사람들로부터 지금의 상사가 그립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까지 상사와 회사의 여러 계열사를 동반하여 함께했지만, 한 번이라도 그와 함께 일했던 적이 있는 사람들은 상사를 그리워한다. 나를 보면 상사를 보듯 반가워하고 꼭 안부를 전한다.


합리적인 의사결정, 직원들을 향한 탁월한 태도와 겸손, 그리고 어려움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

모든 것이 그리움에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실수투성이인 비서와 일할 때에도 큰소리 한번 내지 않고 인내해 주는 그 인품을 보면,

그래…… 사람들의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동요하게 하고 열심히 일하도록 동기부여해 주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간다는 점이다. 여러 어려움과 시련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늘 배우고 흉내라도 내고자 했던 나는 어느새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성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틈에서 오히려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 나는 믿는다. 나아간 그 발 끝에는 분명 내가 원하던 것들이 있을 것이고, 내 상사도 그곳에 다다랐을 것이라고.





그러니 당장의 어려움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으로 여기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단지 한 발자국 더 내어 보길 희망한다.


그렇게 가보길 희망한다.

이전 14화 워라밸도, 나도, 지켜야 산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