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리뷰
NCT WISH(엔시티 위시) Single Album [Songbird] 앨범리뷰
무엇보다도 귀엽다. 이 '귀엽다'라는 표현이 위시를 떠나지 않는다. NCT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이토록이나 귀여운 컨셉이, 이토록이나 귀여운 멤버들이 등장할 수 있었을지 감히 예상이나 했을까. 엔시티 위시는 올해 1분기, 새로운 남자 아이돌이 자신만의 정체성과 영역을 잡아가기가 점점 벅차올 때쯤 제대로 자리 잡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데뷔했다. 그것도 엄청난 무게감과 부담감을 갖게 만든 NCT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사실상 기존의 NCT와는 별개의 그룹으로 바라보아도 무방하나 작년 SM은 'NCT Universe : LASTART'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NCT 마지막 멤버들을 선발하며 프리 데뷔 기간을 거쳐 세상에 위시를 공개했다.
웨이션 브이가 중국을 베이스로 한다면 위시는 일본이다. 일본인 멤버 4명(리쿠, 유우시, 사쿠야, 료), 한국인 멤버 2명(시온, 재희)으로 구성된 멤버들은 2002년생부터 2007년생까지 기존 NCT 멤버와 무려 12살의 나이차가 나기도 할 정도로 어린 멤버로 구성되었다. 5세대 보이그룹 중 이 정도의 나이대는 사실상 흔하기는 하나 멤버들의 비주얼과 매력은 어떤 그룹과 비교해 봐도 특히나 YOUNG 함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잡은 메인 컨셉은 바로 사랑을 전해주는 소년, '큐피드'다.
한국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이었던 'WISH'에서부터 이어져온 큐피드 이야기는 두 번째 싱글에서도 유효하다. 큐피드를 양성하는 큐피드 소사이어티에서 교육받는 6명의 소년들이 별사탕을 배달하는 파랑새가 된다는 이토록이나 동화 같은 컨셉으로 위시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엔시티라는 타이틀이 가진 부담감보다는 '위시'라는 개성이 더욱 견고히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귀엽고 생동감 넘치는 프로덕션에 에너지를 부여한다.
Original Lyrics by h.toyosaki
Korean Lyrics by 강은정
Composed by HONEY NOISE, Brown Panda, Jacob Aaron, Frankie Day
Arranged by HONEY NOISE, Brown Panda
귀엽고 청량한 에너지로 가득 찬 전반적인 컨셉과는 달리 엔시티 위시의 음악은 마냥 '귀여움'만을 표현하지 않는다. 위시 앞에 달린 '엔시티'를 상기시키듯 이들의 음악은 은근히 강렬하고 신비로운 면모가 있다. 타이틀 곡 'Songbird'는 와일드한 기타 리프와 투스텝 비트, 다이내믹한 구성으로 상큼하면서도 강렬한 완급조절이 즐거운 곡이다. 기타 리프로 시작된 곡은 부드러운 멜로디로 전개되는 프리코러스를 거쳐 신스 사운드가 터지는 코러스로 이어진다. 파워풀한 보컬과 드럼 비트가 에너지를 더하며 마치 파랑새가 날아가는 듯한 청량함을 준다.
사운드 자체도 다이내믹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예상할 수 없게 전개되는 곡 구성도 한층 더 위시의 엉뚱하면서도 키치한 매력을 잘 느끼게 해 준다. 1절 프리코러스가 끝나고 길게 끌어가는 애드리브는 2절 벌스의 기타와 비트, 사쿠야와 리쿠로 이어지는 래핑에 파워풀함을 더한다. 멤버들의 보컬과 화음을 강조한 파트들이 많은데 이러한 파트들과 강렬한 비트가 대비되며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유우시, 리쿠의 얇고 땅땅한 음색과 시온과 재희의 허스키한 음색이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지는 것도 위시다움을 배가한다. 브릿지 파트부터의 구성도 유니크하다. 특히나 긴 호흡처럼 느껴지는 브릿지는 신비로운 보컬로 시작한 댄스 브레이크 파트를 지나서 다시 보컬을 강조한 멜로디라인으로 구성된다. 3절 후렴을 지나서는 벌스의 비트가 다시 등장하며 낮은 보이스로 'Songbird'를 연속해서 읊으면서 마무리해 즐길 거리를 곳곳에 배치해 놓음을 알 수 있다. 귀엽고 청량함을 자랑하면서도 강렬한 에너지와 다이내믹한 파워, 그리고 약간의 빈티지함까지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시에게서 '귀엽다!'라는 감상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너무나도 키치한 프로덕션 덕분일 것이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것은 비주얼을 자랑하는 멤버들과 위시만의 캐릭터 '위츄', 파스텔톤의 색감과 이제는 정말 위시의 상징이 된 것 같은 별까지 전반적인 디자인과 프로모션 콘텐츠들은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귀여우면서도 짜릿하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송버드 익스프레스의 직원으로 변신한 멤버들이 별사탕을 좌충우돌 배송하는 모습을 담았다. 사랑을 전해주는 큐피드에서 소원을 배달하는 파랑새까지 이들이 선택한 캐릭터는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귀엽고 유니크한 프로덕션과 프로모션, 그러나 반전의 강렬함과 다이내믹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지금의 위시는 그렇기 때문에 어려워 보였던 것만 같던 엔시티 위시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냈다. 2000년대 후반 유행했던 플래시게임 '슈 게임' 감성을 연상시키는듯한 빈티지한 앨범 디자인과 구성품은 단순히 많은 판매량만을 위한 앨범을 넘어 소지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만들어 놓았다. 충분히 탐날만큼 매력적이고 컨셉추얼하다. 재미있는 기획은 이제 위시를 팬들의 일상 속에도 녹아들게 만든다. 이들의 귀여움은 단순히 이토록이나 상큼한 매력을 가진 멤버들에서만 뿜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멤버들의 사랑러운 매력과 재미있는 컨셉, 짜릿한 프로덕션, 매력적인 디자인이 어우러져 '위시'하고싶은 브랜드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은 끊임없이 외친다. "We are NCT W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