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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빠 Jun 20. 2023

6. 육아 VS 직장 무엇이 더 힘든 일인가?

“내가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상사 눈치 보랴, 후배에게 밀리면 안 되지, 실적은 올려야지, 나도 당신처럼 속 편하게 집에서 애만 보고 싶다.”


드라마에만 나오는 대사인가? 실제 가정에서도 이런 대화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현실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연한 기회에 아들 친구의 부모님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하성이가 4살이 되어 가정어린이집을 졸업하였다. 감사의 마음에 담임선생님과 부모님들 식사를 했다. 매일 같이 놀이터에서 만나는 엄마들, 일찍 퇴근하거나 3교대 근무로 가끔 놀이터에 나와 함께 어울린 아빠들이었기 어색하지 않았다. 


 식사를 모두 마치고 한 가정의 초대로 2차를 가게 되었다.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육아였다. 무엇이든 잘 먹는 아이, 애교가 많은 아이, 책 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리듬을 타는 아이, 혼자 잠자는 아이 등 아이가 잘하고 있는 모습들을 이야기했다. 반대로 그런 모습이 잘 안 되어 속상해하며 방법을 물으며 서로의 경험을 나누었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 속에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과 회사를 다니는 것 어떤 것이 더 힘든가?’


아빠는 회사를 다니고 엄마는 전업주부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던 분들이라 서로 반대의 의견을 말했다.


“아내가 집안일하며 아이들 돌보는 것이 힘든 일인지 알지만 그래도 회사를 다니는 것이 더 힘들죠”

“차라리 회사를 다니는 것이 훨씬 편하다”


서로의 고충을 이야기하였다. 그러던 중 그들과 달리 매일 놀이터에 가는 육아대디와 회사에 다니는 워킹맘인 우리 부부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우리 부부도 서로의 역할이 힘들이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조아빠가 TV에서 많이 보고 주변에서 들은 보편적인 다른 가정과 다른 점이 있었다. 아빠들이 회사 일이 끝나고 집에 오면 아이들과 조금 놀아주다 피곤하다며 쉬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와 반대인 우리 집은 퇴근한 아내가 아이를 씻기고 놀고 책을 읽어주다 잠이 든다.  내가 보기에도 피곤함이 눈에 보이는데 말이다. 거의 매일 온전히 아이를 집중 마크 해주는 아내의 모습에 ‘엄마’라서 가능한 건가 싶었다. 그리고 아내가 걱정도 되어


“여보 하루 종일 일하고 피곤할 텐데 좀 쉬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내가 해봐서 알아요. 하루 종일 하성이 돌보고 집안일까지 하느라 여보도 힘들 잖아요. 집에 있으며 내가 퇴근하고 오길 손꼽아 기다렸을 것도 알고요. 그리고 나도 하성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들이 아쉬워요. 힘들어서 쉬고 싶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들 조금이라도 함께 하고 싶은 거예요.  ”


 아이와 잠이든 아내를 보며 얼마나 피곤할까? 하는 안쓰럽기도 하면서 아이에게만 집중을 하고 같이 잠들어버리는 아내가 야속하기도 했다. 나 좀 봐줬으면 했던 거 같다.

그런 우리 가정의 상황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대답했다.

“육아가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인정받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거 같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인정해 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인정을 받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직장은 자신이 하는 일의 성과로, 직장동료들의 평가로 그리고 실물로 주워지는 월급과 포상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육아는 어떠한가? 육아의 세계에서는 배우자가 아무리 자신을 인정해 주고 주변의 사람들이 인정을 해주는 것이 힘이 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보이는 것이 아닌 말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자녀의 태도, 모습에 따라 ‘잘하고 있어’ 보다 ‘나는 부족한 부모’라는 평가를 스스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모습에서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인정받느냐에 차이가 있기에 육아가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야기했다.

함께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며칠간 이 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결국은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 언젠가 들어본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당신에게 지인이 예쁜 아기 옷을 주며 가질지 말지를 선택하라고 한다. 마음에 들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받을 것이다. 그런데 그 옷을 바닥에 놓고 발로 밟고 더러운 것을 묻혀서 가지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조아빠는 받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옷 아니라 100만 원짜리 수표라고 생각해 보자. 발로 밝고 더러운 것을 묻히고 심지어 가위로 잘라도 받지 않겠는가? 이유는 100만 원의 가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육아든 직장이든 어떠한 곳에서 어떤 일을 하여도 스스로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믿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누군가 육아가 힘들어요? 직장 다니는 게 힘들어요?라고 또 묻는다면 ‘그건 사람마다 다르다고 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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