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생성의 새로운 역할은 인간을 발전시킨다.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 아인슈타인
(Imagi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
OpenAI ChatGPT의 지브리 사태 이후, 누구나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체감되었습니다. 이제는 이미지 생성이 너무도 당연해졌지만, 사실 이전까지 보통 사람들은 "이미지를 직접 생성" 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글 표지를 만들거나 제품을 기획하는 직업군, 혹은 디자이너·건축가·예술가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미지 생성이 분명한 효용을 주지만, 일반인의 일상에서는 그다지 목적이 있는 활동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미지 생성은 일반인에게 어떤 "긍정적인 작용"을 해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전반적인 인류가 이미지 생성으로 인해서 발전할 한 가지 미래를 이야기해봅니다.
인간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뇌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시각적 정보 처리에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대뇌 피질의 약 30%가 시각 정보 처리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반면 청각은 약 8%, 체감각은 약 11%에 불과합니다 (Livingstone & Hubel). 즉 인간은 언어보다 훨씬 더 시각적 자원에 의존하는 존재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인간은 이미지를 사고의 도구로 써왔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해부학 그림, 마인드맵,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빛을 타고 달리기’라는 시각적 생각실험은 시각화가 이해와 발견을 가속화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미지로 사고한다는 것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을 기록하는 행위가 아니라, 언어로는 순차적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그림은 순간적으로 관계와 구조를 드러내며, 개념을 병렬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미지는 언어가 담아내지 못하는 모호함을 그대로 품고 있어, 오히려 새로운 상상과 발견의 여지를 열어 줍니다. 다빈치의 그림에는 해부학적 지식만이 아니라 인간 신체의 경이로움이 함께 담겨 있고, 아인슈타인의 사고 실험에는 수학 공식 이전의 상상이 녹아 있습니다. 즉, 이미지 사고는 이성과 감각, 개념과 정서를 동시에 움직이는 사고방식입니다. 더 나아가서 언어와 결합되는 경우, 정보 저장과 회상이 더 효율적임을 입증했습니다 (듀얼 코딩 이론, Dual Coding Theory, 언어와 이미지, 두 코딩 방식으로 정보 저장).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이미지를 만드는 일은 인간에게 그리 친숙한 일이 아닙니다. 반면에 인간의 뇌는 많은 이미지를 처리합니다. 이 때, 인간의 습관과 뇌의 기능에 대한 불일치가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AI 이미지 생성이 확산되는 지금, 그 활용은 단순한 그림 생성에서 멈추지 않고, 생각의 폭과 감흥의 폭을 넓히는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인간은 손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로 적는 방식으로 사고를 전개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디지털 시대가 왔고, AI라는 도구와 함께 생각의 흐름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다시 부서지고 재조합되는 것" 같은 추상적 개념을 떠올린다면, AI는 이를 즉각적으로 이미지로 구현합니다.
단순한 메모 대신 시각적 형상으로 아이디어를 시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더 기대되는 것은, AI 이미지 생성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정교해진다는 점입니다. 머릿속 아이디어가 거의 지체 없이 시각적 형태로 나타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는 제품이나 업무를 위한 도구를 넘어, 사고를 확장하는 파트너로 AI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모든 이미지가 사고를 돕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에 따르면, 학습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는 이미지는 오히려 유혹적 그림(seductive illustration)으로 작용해 학습자의 인지를 분산시키고 학습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Harp & Mayer). 즉, 이미지가 때로는 방해자(distractor)가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의미가 지나치게 고정된 이미지는 사고의 흐름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 이미지 생성을 사고 확장에 활용하려면 숙련된 조종이 필요합니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 했듯이, ChatGPT와의 대화를 "자동차를 타고 세계 여행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면, AI 이미지 생성은 어쩌면 로켓을 타고 미지의 우주를 항해하는 것에 더 가까울지 모릅니다. 그만큼 다루기는 어렵지만, 시야를 열어주는 보상은 훨씬 큽니다.
이미지는 언제나 인간 사고의 동반자였지만, 이제는 AI라는 새로운 필터를 거쳐 훨씬 빠르고 유연하게 생성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를 얼마나 멋지게 뽑아내느냐”가 아니라,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 다시 사고로 환원하느냐입니다.
기존 산업 혁명과 정보화 시대가 기계와 컴퓨터에 많은 발전을 이뤘다면, AI 시대는 인간의 발전을 위한 시대입니다. 이미지 생성은 그 변화 속에서 인간이 사유하는 방식을 확장하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