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달
해석이 들어가는 부분은 완벽하게 정의 내릴 수 없다.
그림이란 무엇일까? 범위가 너무 넓은 주제다. 범위를 조금 줄여서 김앤트가 생각하는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본다.
근래 들어 과학서적을 많이 참고하며 이론을 점검하고 공부하고 있다. '이걸 왜 이제 알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카테고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발견 이라기보다 이미 존재했지만 뒤늦게 눈치챈 경우다. 이 내용을 그림에 어떻게 적용시킬까 고민하다가 게슈탈트 붕괴가 오기 시작했다.
20년 차가 다 돼 가는데 뜬금없이 '그림이 뭐지?' '미술이 뭘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됐다. 다행히도 생각보다 빨리 풀어낼 수 있었다.
미술은 범위가 너무 넓으니 그림에 대해 풀어본다.
그림이 뭘까?라는 질문에 어렸을 때 대답했다면 만화, 일러스트, 회화 등. 장르를 얘기했을 것 같다. 수채화, 유화, 연필, 목탄 등의 재료를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 석고소묘, 인체, 동물, 풍경 등의 소재로 답변할 수 도 있다. 사실 큰 분류조차 없어서 생각나는 대로 얘기했을 확률이 가장 높다.
두서없는 답변들도 핵심을 정리해 보면, '그리고 싶은 걸 그리고 싶다.' '생각한 것을 그리고 싶다.'가 된다.
그런데 계속 그려나갈수록 '더 입체감 있게 그리고 싶다.' '사실감 있게 그리고 싶다.' '스타일리시하게 그리고 싶다.' '장면 표현을 극대화하고 싶다.'등의 생각으로 빠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보낸 기간이 꽤 길었다. 표현에 신경 쓰며 근본에 대해 접근할 생각자체를 못 하게 된 것이다.
목표를 위한 수단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빈번하다.
내가 생각하는 그림은 어떻게 보면 큰 카테고리 중에 하나로 묶어낼 수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 기반으로 인정받고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표현이라는 수단을 선택하게 된다. 표현하는 방식들이 여러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노래, 춤, 글, 말, 운동 등. 자신이 가장 다루기 편한 방식으로 표현을 남긴다. 결국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표현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통해서 생각을 전달하고 싶고 전달해 왔다.
여러 가지 장르를 다루다 보면 오히려 전문성에 대해 의문을 갖기도 한다. 간혹 직접적으로 들을 때도 있지만 간접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AnT작업실에서 소묘를 배우다가 타 장르를 배우기 위해 다른 학원을 알아보는 경우가 있다. 한 장 르만 다루는 곳이 더 전문성 있어 보이고 확실히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다. 각자 충분히 생각해 보고 선택에 따라 결정했기 때문에 특별히 말리진 않는다.
가끔 건식재료로 일이 들어왔다가 습식재료로 넘어갈 때 다른 작가한테 넘어갈 때도 있다. 더 효율적으로 잘할 자신이 있어도 특별히 어필하지는 않았다.
여러 가지 장르를 다루는 이유는. 그림이란 범주를 크게 보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재료나 장르를 최대한 선입견 없이 바라보기 위함이다. 각각의 장점을 파악해서 소재에 더 적합한 재료나 장르를 선택해 표현하는 편이다.
장르를 해 봤다. 재료를 써봤다. 소재를 그려봤다. 경험 형식으로 끝나면 어설픈 상태가 된다. 시작을 하면 제일 잘할 수 있는 주 장르만큼 끌어올려보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야 생각한 내용을 더 확실히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장르가 계속 바뀌게 되는 경험도 한다. 연필소묘를 주력으로 사용하다가 목탄, 디지털 페인팅, 드로잉, 유화화등으로 변경되었다. 확실히 다양하게 다뤄보면 그림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진다. 국한적으로 다룰 때는 소재, 장르,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커지며 성역화하는 경우가 생긴다.
도달한 만큼 시야가 열린다.
이론상 많은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가능하다.
이론과 표현의 밸런스를 맞추어 소홀히 하지 않고, 오래 유지하는 방향으로 도달할 수 있다.
이글의 내용과 생각이 달라도 오답이 아니다. 각자 인생의 목표가 다르듯. 그림에 대한 목표도 다를 수 있다. 나름의 근거와 연구. 실행이 뒷받침되어 있다면 모든 방향은 정답으로 흘러갈 수 있다.
그림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가장 좋은 장르 중에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