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까랑에 당구장이 3군데 있었다.
스크린 골프장 밑에 하나.
이발소 옆에 하나.
식당옆에 하나.
갈 곳 없는 아저씨들은 저녁밥을 먹고 당구를 치러 간다.
갈 곳 없는 아저씨들은 술 한잔을 하고 당구를 치러 간다.
그럼에도 당구장에는 늘 손님이 부족하다.
인도네시아에서 은퇴한 한국인 사장님은 당구장에 상주하며 손님들 큐대까지 관리해 준다.
사장님은 없고 현지인메니져가 관리하는 당구장은 손님보다 직원이 시끄럽다.
한국인 남편의 도움을 받아 당구장을 차린 현지인 여자 사장님.
당구장마다 가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다.
한국인 사장님이 계신 곳은 나이가 많은 분들만 간다.
나 같은 초보자가 가기엔 부담스럽다.
현지인들이 관리하는 당구장에는 손님이 한두 테이블 있다.
현지인들이 한국말을 잘 못해 회사 욕하기 좋아 아지트로 사용된다.
간혹 한국사람이 있으면 입구에서 돌아 나가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현지인 사장님이 있는 당구장에는 손님이 붐빈다.
사장님의 동생이 서빙을 하는데 미모가 보통이 아니다.
간혹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오면, 다른 당구장 가는 아저씨들도 모두 이곳으로 모인다.
나도 못 이기는 척 소장님들을 따라 이곳을 자주 갔다.
나는 4구 150을 친다.
소장님 한분은 300을 친다.
다른 소장님도 300을 친다.
150 정도론 큐대를 잡을 수 없다.
의자에 앉아 점수를 세며 맥주나 마신다.
맥주를 추가 주문하면 사장님 동생이 맥주를 가져다준다.
그럼 당구를 치던 소장님은 당구대를 매섭게 노려보며 멋짐을 연기한다.
다 늙어서 주책이십니다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웃음이 난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