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줄기로 향하는 지류처럼.
물은 때에 따라 잔잔하게 흐른다.
굽이쳐야 할 때면 환경에 거세게 저항한다.
잠시 머물러 고여있다가 바람의 흐름에 의지하기도 한다.
나는 다변하는 큰 강물의 유연함을 닮고 싶다.
그 시작에서 나는 지류이다.
지류는 계속해서 부딪는다.
크고 작은 돌멩이들과 바위 앞으로 직진하여 갈라져 부서진 물보라는
다시금 지류가 되기를 셀 수 없이 반복한다.
그렇게 지류는 사방팔방 나아가 원줄기가 된다.
그 원줄기는 다시금 지류가 되고 또 다른 원류가 된다.
지류에서 원줄기로 원줄기는 지류로
나는 다변하는 큰 강물의 유연함이 되고자 한다.
나는 갠지스강 원류로 향하는 대지의 길목에 서있다.
이제 바라나시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해 14시간을 이동하면
갠지스강 원줄기에 합류한다.
밤이 되자 기사님과 버스도 잠시 휴식을 취한다.
장시간의 버스 탑승으로 피로할 법도 하지만
나와 함께 탑승한 여행객들도 실제로 들떠 있는 건지
아니면 내 마음이 투사된 건지
다들 즐겁고 흥분되어 보인다.
......
비포장을 내달리는 버스의 덜컹거림이 선잠을 유도한다.
어렴풋한 그 꿈속에서 나는 물의 유연함을 닮고 싶은 소망을 그려내는가
강물이 눈앞에 펼쳐질 때 내 내면에는 무엇이 맺힐지 기대하는 마음을 보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면 여행 초반 하르드와르에서 만난 갠지스강 원줄기의 평온함을 기억하고자 하는 걸까
지류를 타고 이리저리 부딪다 다시금 바라나시에서 만나는 원류는 나에게 어떤 경험이 될까.
전의식의 생각들은 끊겼다가 붙었다가... 유쾌한 피로감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