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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나동 Aug 07. 2023

이 사람들 뭐가 행복하다는 거야

2023년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가 발표한 행복한 나라 순위 137개국 중 6위.

2023년 US News 및 세계 보고서에서 삶의 질이 가장 높은 국가 순위 85개국 중 1위.

어느 나라일까.

스웨덴이다.


세계에서 57번째로 행복한 나라에서 살다가 6위 국가에 살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1년간 육아휴직자로 스웨덴에서 살아보면 앞으로의 삶도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스웨덴에서 1년을 보내면서 수시로 마음 깊숙한 곳에 뒀다가 책갈피처럼 꺼내본 다짐이었다.


우선 뜬구름 잡는 단어인 듯한 행복을 어떻게 수치화해 순위를 매긴 것인지 궁금했다.

세계 행복 보고서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 사회적 지원, 건강한 기대 수명, 삶을 선택할 자유, 관용, 부패로부터의 자유 등 6가지 항목으로 행복한 나라를 평가했다.

스웨덴은 핀란드, 덴마크 등 다른 북유럽 국가처럼 6가지 항목에서 골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 특히 관용, 부패로부터의 자유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항목별로 1인당 GDP 1.921, 사회적 지원 1.510, 건강한 기대 수명 0.562, 삶을 선택할 자유 0.754, 관용 0.225, 부패로부터의 자유 0.520이었다.

참고로 한국은 1인당 GDP 1.853, 사회적 지원, 1.188, 건강한 기대 수명 0.603, 삶을 선택할 자유 0.446, 관용 0.112, 부패로부터의 자유 0.163이었다.

한국은 스웨덴보다 관용은 절반, 부패 항목은 거의 5분의 1에 불과했지만 의료 체계가 좋아서인지 건강한 기대 수명 지수가 일본, 싱가포르 등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은 게 눈에 띄었다.

사실 이런 수치는 스웨덴에서 살면서 알면 좋을 참고자료일 뿐이었다.


도대체 스웨덴 사람들은 왜 행복한 것일까, 왜 행복하다고 생각할까.

지난 1년간 스웨덴에서 가진 의문이었다.

나에게 스웨덴은 200여 년간 전쟁을 겪지 않은 사회인 점이 크게 다가왔다.

스톡홀름에서 많은 동상을 봤지만 전승비, 전승탑 같은 기념물을 본 적이 없다.

스웨덴은 1808~1809년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배해 핀란드를 빼앗긴 뒤 전쟁 당사자가 되지 않았다.

근현대 역사에서 전쟁을 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가 스웨덴이었다.(스웨덴은 한국전쟁 때 남한에 전투병력이 아닌 의료지원을 했다.)

전쟁이 없었다는 것과 행복이 무슨 상관있을까 싶지만 전쟁의 포화를 피해 200여 년간 어떤 외부 방해도 없이 자신만의 나라를 오롯이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행운이 아니었을까.

전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진 1, 2차 세계대전에서도 스웨덴은 미국, 아르헨티나와 함께 전쟁 피해를 입지 않은 딱 세 나라라고 한다.

200여 년간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국민은 악의를 품고 총칼로 누군가를 죽인 경험이 있는 국민과는 명확히 다를 것이다.

전쟁을 겪지 않은 행운은 스웨덴의 시민 의식, 생활 태도, 사회 성격 등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었다.

전쟁으로 수백만명이 죽고 많은 기반시설이 파괴되는 등 인적, 물적 피해 외에도 국토 분단, 동족상잔의 고통, 레드 콤플렉스, 민족 내 갈등 등을 안고 살아야 하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는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

전쟁 후 10년도 안 돼 쿠데타로 들어선 군사독재정권은 좌우의 날개로 나는 사회가 아닌 외눈박이 비정상 사회를 만들었다.

독재정권 하의 한국이 세계가 모든 억압에 눈을 뜨고 항거한 68혁명의 회오리에도 무풍지대로 남아있었던 것은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경제적 성장은 이미 서구 사회를 따라잡을 만큼 '성인'이 됐지만 의식 수준은 아직 미성숙한 한국 사회가 68혁명 때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물론 스웨덴 뿐 아니라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 다른 북유럽 국가의 행복도도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반드시 전쟁을 피해 가지 않았다고 해서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을 테다.

다만 참혹한 전쟁을 겪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스웨덴에 와서 보니 200여 년간 외부 침략이나 간섭 없이 나라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게 진심 부러웠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번 스웨덴의 나토(NATO) 가입(튀르키예가 약속대로 비준한다면)은 지금까지 전쟁을 하지 않는 나라에서 타의에 의해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나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중대한 변화라고 생각했다.

나토는 회원국이 외부 침략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전체 회원국이 군사행동에 돌입하는 안보 공동체다.

국가안보를 위해 200년간 평화를 지켜온 스웨덴이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에 자동 개입해야 하는 안보 공동체에 가입하는 건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에 더해 미국의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고 제3세계 독립을 지지해오는 등 세계의 조정자, 중간자 역할을 자처해온 스웨덴은 나토 가입으로 그런 명분을 스스로 내려놓으며 특별한 나라에서 평범한 나라가 됐다.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스웨덴은 매우 가난한 농경국가였다.

지금 같은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를 만든 것도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200여년간 전쟁을 피해 간 스웨덴은 1900년대 들어 타국의 전쟁으로 많은 국부를 얻어 복지국가의 기틀을 닦았다.

자동차 브랜드로 알려진 사브(SAAB) 등 스웨덴 군수업체는 꽤 오랫동안 무기수출을 해왔고 스웨덴은 지금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무기 수출국이다.

중립국으로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자주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첨단 무기를 개발했겠지만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대전이 끝나고 경제 호황기 때 벌어들인 재원으로 스웨덴은 탄탄한 복지체계를 구축해 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제3의 길'을 말하기 전부터 스웨덴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회주의와는 다른 사회민주주의라는 독자노선을 오래도록 걸어왔다.

스웨덴은 세계에서 강대국은 아니지만 유럽 변방에서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국가임에는 틀림없다.(최근 우파 연립정부가 파트너인 극우파 스웨덴민주당에 휘둘리면서 스웨덴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 많지만)


다른 글에서 몇 번 이야기했지만 스웨덴에서 내가 누린 행복 중 가장 큰 건 가까이 있는 자연이었다.

이런 자연 역시 전쟁을 피해 간 행운 덕에 파괴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잘 보존돼 왔다고 느껴졌다.

따로 공원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고도 생활 속에서 녹지와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건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 줬다.

스웨덴에 오기 전 힐레베르그, 클라터뮤젠, 피엘라벤 등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 종주국에 간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텐트 등 캠핑용품이나 의류를 구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매일 자연 속에 살고 자연을 느끼며 살면서 그런 물품을 살 필요를 못 느꼈다.

스웨덴에 와서 신기할 정도로 물욕이 사라졌다.

한국에 있을 땐 고달픈 직장생활에 대한 보상인 냥 밤늦게까지 물품을 검색하고 인터넷 쇼핑을 해댔다. 굳이 필요하지도 않는데도 말이다.

스웨덴에서 매일 아침 새소리에 잠을 깨고 저녁마다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달릴 수 있고 숲으로 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건 삶의 기쁨이자 활력이었다.

내가 느낀 행복이 곧 스웨덴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돈의 의미도 새롭게 다가왔다.

한국에선 돈이 곧 목적이었다.

내 능력과는 별개로 돈이 많이 있었으면 했다. 그래야 많은 걸 할 수 있으니까. 하다 못해 아이들 사교육이라도 하나 더 시켜주려면 돈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스웨덴에서는 한국에서보다 적은 돈으로도 큰 불편이나 어려움이 없었다.

적게 쓰면 돈이 많을 필요가 없다는 당연한 말을 스웨덴에 와서 깨달았다.

교육과 생필품, 식재료를 사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았다.

스웨덴에서 지구 반대편을 생각하며 한국은 과연 누굴 위한 나라이기에 교육비와 생필품, 식재료 물가가 비싼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얀테의 법칙을 내면화 한 스웨덴 국민 사이에서 점차 좋은 차, 명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도로에서 포르셰, 벤츠 등 고급차를 많이 봤고 부촌의 정원 딸린 고급주택과 서민이 사는 낡은 아파트의 간극만큼 빈부격차도 엄연히 존재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서구 자본주의 사회보다는 크지 않고 교육에 대한 기회가 열려 있어 계층 이동성에 대한 가능성이 타 국가에 비해서 크다고 느껴졌다.

이민자라도 적은 비용으로 현지인과 같은 교육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스웨덴 현지 언론에서 읽은 한 이민자의 말엔 스웨덴에서 돈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이집트 출신으로 스웨덴에서 4년간 산 Shaimaa el Banna는 "이집트보다 스웨덴에서 돈이 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집트인 대다수에게 돈은 모든 것, 삶의 유일한 목적이지만 스웨덴에서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인 것 같다. 더 나은 삶을 살고, 더 높은 기준을 얻고, 일을 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했다.

스웨덴에서는 돈이 자신을 과시하는 매개나 계급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약간 더 윤택하게 하는 수단 도구라는 말이다.

일테면 충분히 자연을 누릴 수 있지만 작은 요트를 사서 멜라렌 호수에 띄워놓고 일광욕을 할 수 있는 특권 말이다.

스웨덴에서 이런 돈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은 명품을 치렁치렁 걸친 졸부보다 자전거나 30년 이상 된 고물 볼보를 타는 부자가 더 많을 수 있는 이유다.

멜라렌 호수에 작은 요트 띄우고 일광욕

주 40시간 근무의 의미도 참 크게 다가왔다. 스웨덴에서 만난 한 현지 한국인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오후 4시가 되면 사무실 불이 꺼진다고 했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오후 4시에 퇴근하면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부모가 오기 전까지 시간을 때울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고 가족과의 시간이나 여가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상당수 스웨덴인들은 퇴근 후 술 마시지 않고 뛰고 걷고 운동한다. 몸과 정신이 모두 건강해질 수 있다. 그게 행복이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살면서 한 가지 인상적인 건 슬럼가가 없다는 점이었다.

다크 투어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웬만해선 그런 장소를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스톡홀름 카운티 내에 상대적으로 이민자 수가 많고 범죄율이 높은 지역이 있긴 했다.

하지만 기반시설이나 쇼핑몰 등의 생활시설 수준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헨리크 베리그렌이 쓴 책 '울로프 팔메(우리 앞에 펼쳐진 멋진 나날)'를 보며 그 이유를 대략 알 수 있었다.

책 내용을 잠시 인용하면 "스웨덴은 1970년대 말 유럽의 다른 대도시의 큰 문제였던 도심 슬럼화를 근본적인 수술로 막아냈다.

가난한 사람과 학생, 이민자가 저렴한 비용으로 지낼 수 있는 도심 허름한 아파트를 링케뷔, 텐스타, 알뷔 같은 주택 100만호 공급정책의 주택지역으로 이동시켰다.

그러면서 스톡홀름 중심부엔 도시를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뚫고 현대적 업무 단지를 갖춰 새로운 도시로 변모시켰다.

1950년대 초부터 스웨덴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나라로 점차 바뀌었다.

울로프 팔메 총리 시절 위계가 뚜렷한 계급사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나라로 개조됐다.

임금 격차는 억제됐고 1980년대 초 스웨덴 사람들의 소득 격차는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사회적 이동성도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증가했다. 그 덕에 많은 사람이 쉽게 계급의 사다리를 올라갔다."

그런 평등한 나라 스웨덴에서 최근 총기사고, 갱단범죄 건수는 북유럽 국가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범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놨는데 처벌을 강화하고 교도소 시설을 증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다 의석 정당이자 거대 야당인 사회민주당의 대책은 딴판이었다.

사회민주당은 지역에 대한 투자를 더 크게 늘려야 한다고 했다.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범죄 발생 지역에 투자를 강화해 경제적 사회적 여건과 환경 수준을 높여 스톡홀름과 차이를 줄이면 범죄가 줄어들 거라는 논리였다.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나중에 그 지역 일대가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 생각나는 해법이었다.

결과를 떠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대단하게 여겨졌다.

달리 보면 그런 정책이 바로 지역 균형발전 아닌가 싶었다.

수도권, 서울 일극주의 한국에서 최다 의석 정당이 지역도 골고루 성장해야 한다며 균형발전 정책을 주창할 수 있을까. 도무지 그런 상상이 되지 않았다.


스웨덴 사람들을 많이 만나본 건 아니지만 대체적인 첫인상은 무뚝뚝했다.

하지만 말을 나눠보면 인정스럽고 잘 웃고 친절했다.

화를 내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이 사람들은 화를 내지 않는 건지 화를 잘 참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끝내 현실에서는 스웨덴 사람이 분노를 표출하는 걸 목격하지 못했다.

스웨덴 감독인 루벤 외스틀룬드의 영화 '포스 마쥬어 : 화이트 베케이션'에서 주인공 부부가 부부싸움을 하는 걸 보고 스웨덴 사람도 화를 내긴 내는구나 간접 체험했다.

이 사람들 언제 감정을 폭발하나 싶었는데 여름이 다가오는 시기 집집마다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이해가 됐다.

오후부터 시작된 파티는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이어졌다.

동네가 떠나갈 듯 음악 소리가 퍼지고 심지어 떼창까지 불렀다.

신기한 건 이웃 누구도 시끄럽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생활에서 여유로운 태도도 보기 좋았다. 아기, 어린이, 여성 순으로 배려가 넘치는 것도 닮고 싶었다.

이런 삶의 자세는 전쟁을 겪지 않은 민족이라는 특성에 더해 나라 전체에서 느껴지는 한적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스웨덴은 우리나라의 5배 크기인데 인구는 5분의 1인 1천만명에 불과하다.

수도인 스톡홀름엔 고작 100만명이 산다. 어딜 가도 북적북적하지 않아 좋았다.

이런 한산함과 한적함은 스웨덴 사람들로 하여금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장착되도록 하는 조건이 되기엔 충분했다.


어디든 누구든 힘들지 않은 삶은 없겠지만 그래도 비교적 워라밸을 즐길 수 있는 삶이라서 그런지 스웨덴 사람들은 술도 즐기면서 마셨다.

도심 스포츠바나 펍에서 술을 마시는 많은 이들은 대체로 커피 마시듯 술을 마셨다.

맥주 한잔 시켜놓고 몇 시간을 대화하거나 앉아서 여유를 즐겼다.

아내와 내가 맥주잔이 몇 번 바뀌고 안주접시도 비울 무렵인데도 여전히 맥주 한잔으로 버티는 사람이 많았다.

물론 주점의 술값이 비교적 비싼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술을 즐기기 위해서이지, 취하려고 마시지 않는 것 같았다.

술을 취하게 만드는 사회가 아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약간 오래되긴 했지만 2015년 스웨덴 통계청(SCB)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서 스웨덴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지점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당시 조사 결과에서 스웨덴인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지난 4주간 가장 또는 항상 행복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3명에 가까운 사람은 때때로 행복했다고 답했고 1명 이하만 거의 또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6~24세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은 하루 종일 행복하다고 응답했고 같은 질문에 75세 이상의 2명 중 1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동거인은 독신보다 평균적으로 더 행복하고 아이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가장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웨덴인은 상점, 대중교통, 엔터테인먼트 등 생활환경과 사회적 관계, 여행, 주택 면에서 EU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였고 특히 가계의 재정 상황, 여가생활, 지역 녹지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조사 결과를 보니 내가 스웨덴에서 느낀 행복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스웨덴에 와서 가까이 있는 자연 속에서 걷고, 뛰고, 자전거 타는 걸 즐기고 약간 심심한 듯 여유를 가지면서 스웨덴 사람들이 왜 행복한지 조금 느껴보려 했다.

스웨덴 시한부 거주자로 사회, 교육, 복지 시스템을 접하고 역사를 훑어 공부하면서 스웨덴 사람들의 행복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분명한 건 나를 비롯해 우리 가족이 1년간 스웨덴에 살면서 느낀 이 감정이 이제 곧 돌아갈 한국에서 큰 재산과 밑천이 돼줄 것이라는 점이다.

조금 다른 삶을 꿈꾸려 스웨덴에 왔는데 기대보다 많이 달랐던 삶에 행복했고 또 남은 인생을 힘차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됐다고 믿는다.

이방인 가족을 사회 구성원으로 대해준 스웨덴 사회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집 구하기 지옥인 스톡홀름에서 정말 천사 같은 집주인 2명을 만나 1년을 무탈하게 살 수 있었던 것도 행복의 원천이었다.


Tack så mycket Sverige.(고마워 스웨덴)

Hejdå Sverige.(안녕 스웨덴)


(## 스웨덴 통계청, Dagens Nyheter, World Happiness Report, www.usnews.com,  책 '울로프 팔메' 등을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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