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근하게 취한 남자의 상의는 불룩했다.
자꾸만 웃음이 입가를 비집고 나온다.
편의점 앞에 쌓여있는 쵸코 과자를 고르고 있는 젊은이에게 다가간다.
" 젊은이 뭐 하나 물어봐도 되나."
돌아보는 젊은이는 뒤태보다 어려 보인다.
" 빼빼로데이는 남자가 주는 거야?. 여자가 주는 거야?."
" 글쎄요. 제가 남자니까 남자가 주는 게 맞을 걸요?"
쾌활하게 웃는다.
" 고뢔?"
그렇게 남자는 빼빼로 한 상자를 골랐다.
현관에 들어서며 외투를 확 열어젖히며 툭 떨궈줄까?
두 손으로 받치듯이 내밀까?
지난번에 장미 한 다발 안겼을 때 아내는 많이 당황스러워했던 것 같았는데.
오늘은 더 놀라지 않을까?
재밌다.
자꾸 놀라게 하는 게 재밌다.
'나도 꽃다발 줄 수 있고 초콜릿도 줄 수 있어이~~~.'
11월의 밤바람이 붉어지는 빰을식혀준다.